빈부격차 개선? 빈곤층 300만가구 돌파
중산층 붕괴 가속화, 미국보다도 빈부격차 심해져
7일 통계청의 '2009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가계 소득이 중위 소득 해당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빈곤층 가구 수는 지난해말 사상 최초로 300만을 넘어 305만8천가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1691만여 가구의 18.1%에 해당된다. 빈곤층을 인구 숫자로 따지면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빈곤층 비율은 전년도의 17.5%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맞아 빈곤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빈곤층 비율은 지난 2007년 17.4%였던 것이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7.5%로 높아졌다가 지난해 18.1%로 나날이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빈부격차가 극심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빈곤층 비율 17%(2008년)를 웃도는 수치로, 우리 사회가 미국보다도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빈곤층의 월평균 소득은 80만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주당 40시간, 월 80만원)을 밑돌았다. 이처럼 빈곤층 소득이 생계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급감하다 보니, 지난해 빈곤층(소득 하위 20%)의 가계적자는 역대 최대인 월 40만8천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40만원선을 넘어섰다.
특히 빈곤층은 은행 등으로부터 거의 대출을 받지 못해 대다수가 고리대를 이용하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헤어나기 힘든 빚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빈곤층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산층의 경우 2006년까지만 해도 전체 가구의 60%를 웃돌던 것이 2007년 59.4%로 떨어진 이래 2008년 58.8%, 2009년 58.7%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중산층은 1천만가구 선이 붕괴돼 992만가구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소득이 중위소득 가구의 50% 미만인 가구를 빈곤층, 50~150% 미만을 중산층, 150%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분류한다.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도 크게 악화됐다.
전국 가구 기준 지니계수는 2006년 0.331에서 지난해 0.345로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서 1까지 수치로 나타나며 값이 커질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특히 이런 속도가 가다간 곧 '마의 0.35'까지 돌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니계수 0.35는 '매우 불평등한 사회', 즉 '승자 독식의 사회'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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