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씨름연맹, 이만기 제명. '씨름 몰락' 자초

씨름계 몰락 위기속 '자리다툼'만 치열, 펄펄 나는 일본과 대조

한국씨름연맹(회장: 김재기)이 왕년의 씨름스타 이만기 교수(43)를 영구제명시켜, 몰락 위기에도 불구하고 씨름계 수뇌부가 자리 다툼만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씨름연맹, 별도 세력화 추진한 이만기 영구제명

씨름연맹은 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천하장사 출신으로 인제대 사회체육학과 교수인 이만기(43) 교수를 영구 제명시켰다.

씨름연맹은 지난달 22일 이 교수에 대해 연맹 비방,김재기 총재에 대한 명예 훼손,씨름인으로서의 품위 손상 등을 들어 상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어 이날 연맹 사무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연맹비방,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이만기 교수를 상벌위 규정 제 15조에 의거, 무기한 자격정지(영구제명)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씨름연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당사지인 이 교수로부터 상벌위 회부에 따른 소명을 직접 들은 후 이같이 결정했다.

씨름연맹은 이교수의 영구제명에 대해 ▲한국씨름연맹을 부정하고 유사단체인 한국민족씨름위원회 발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역대 총재 및 현 김재기 총재 등의 퇴진에 앞장섰으며 ▲김천장사대회(2005년 6월) 때 유인물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언론 매체 인터뷰를 통한 연맹에 대한 근거없는 비판 등을 제명사유로 들었다.

씨름연맹 김수용 상벌위원장은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이만기 교수가 연맹에 대해 숱한 배임행위를 해왔고, 소명의 기회를 줬지만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부득이 이같은 결정을 취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만기 교수가 획득했던 타이틀 역시 좀 더 검토해서 박탈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씨름판 최고의 스타를 영구제명하면 외부의 비판도 거세겠지만, 연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씨름연맹에 대립각을 세워왔던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씨가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한국씨름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맹 사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만기 "씨름계 아무것도 하는 일 없어"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씨름연맹의 이만기 제명조치는 '괘씸죄'에 따른 보복성 징계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만기씨는 그동안 일본이 이종격투기 등으로 급성장하는 반면, 우리 씨름계는 몰락을 거듭하는 데 대해 씨름연맹 책임론을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지난해 6월말 열린 김천대회 때는 이만기씨를 비롯한 민속씨름동우회 회원들은 대회장에서 김재기 총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결국 씨름연맹은 이만기씨를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이 교수는 또 지난달 초 민속씨름 현역 최고스타 이태현이 일본 이종격투기 프라이드 진출을 선언하자,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씨름연맹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며 "무작정 선수만 잡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보여주면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며 씨름연맹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등 그동안 씨름연맹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현재 씨름연맹 홈페이지에는 이 교수의 영구제명처분에 대해 씨름연맹을 성토하는 씨름팬들의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씨름연맹의 영주제명 처분에 대해 이 교수는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교수는 민속씨름 현역선수로 활동할 당시 걸출한 실력과 외모 및 매너로 통산 2백93승(승률 85%)에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 등 경이적인 기록행진을 펼치며 민속씨름 전성시대를 화려하게 개막한 일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은퇴후 교수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마산에 출마하는가 하면, 지난 7.26 재보선때도 또다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지는 등 선거판에 지나치게 자주 모습을 드러내 주변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본이 막대한 자금과 기획력을 앞세워 국내선수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와중에 씨름의 몰락 위기를 막기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라는 판에 콩가루 내분으로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게 한국씨름계의 현주소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8 4
    바로보기

    씨름연맹 한심하다
    이만기교수 지난 7.26 재보선에는 출마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열린우리당 후보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 김성진 이었는데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