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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수마트라 호랑이 퇴화한 이유 아나"

한나라, 이종백 서울고검장 임명 계기로 '사시 17회 전성시대' 성토

노무현 대통령이 '8인회' 멤버인 이종백 부산지검장을 서울고검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코드정치'의 극치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8인회가 사법부 완전 장악"

유기준 대변인은 4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후 브리핑에서 "이종백씨의 서울고검장 임명으로 정상명 검찰총장과 임승관 대검차장에 이어, 검찰 최상층부 세 자리를 8인회가 장악한 것은 극에 달한 ‘코드 인사’요 ‘내 사람 껴안기’"라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사시 17회 출신 58명 중 친한 사람들만 모였다는 소위 '8인회'가 사법부를 장악한 것은 노무현 정권이 사법부를 사조직화하려는 것"이라며 "이제까지 동기 검사의 총수등장으로 동기들이 동반 퇴진한 관행에 따른다면, 현재 사시 17회 출신 검사는 정상명 총장 1명뿐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8인회는 검찰수뇌부에 2명, 내정자까지 포함해서 헌재재판관에 2명, 헌재사무처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특히 이 고검장은 인천지검장 시절에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여 지난 2월 단행된 검찰인사 때 부산고검장으로 임명돼 사실상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라며 "법조계에서도 6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좌천 반년만에 서울고검장으로 컴백해 한나라당으로부터 '코드 법치' 비난을 받고 있는 이종백 고검장(오른쪽). ⓒ연합뉴스


"사시 17회 노대통령 때문에 관운 뻗쳐"

유 대변인은 8인회에 그치지 않고 노대통령 사시 동기생인 사시 17회생의 대약진을 꼬집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사시 17회생들은 동기생인 노무현 대통령 집권 후 관운이 뻗쳤다고 한다"며 "17회는 헌재에 내정자와 사무처장을 포함해 4명이 있고, 대법원에는 2명, 검찰에는 고위직으로 3명이 있다. 17회 동기 58명 중에서 사법부 수뇌에 9명이 포진되어 있다. 가히 8인회를 포함한 17회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한 기수가 이렇게 사법부를 장악한 전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노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17회와 이 중에서도 8인회 멤버를 임명한 것은 전형적인 코드인사이며, ‘코드 정치’에 이어 ‘코드 법치’를 시도하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코드 법치’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수마트라 호랑이가 퇴화한 이유

이처럼 노 대통령의 '코드 법치 인사'를 맹성토한 유 대변인은 수마트라 호랑이를 예로 들어 코드 인사 문제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유 대변인은 " 인도네시아 섬을 구성하고 있는 큰섬 중에 수마트라가 있다"며 "거기 보면 호랑이가 살고 있는데, 수마트라섬은 밀림속이고 다른 지역과의 출입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곳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진화했던 호랑이는 다른 곳에 비해 몸집도 작고 여러 가지 병도 많이 앓고 있다고 한다"며 '수마트라 호랑이 퇴화론'을 폈다.

유 대변인은 "이렇게 좁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른 곳과 교류하지 않는 생물체는 진화에 있어서도 다른 곳과 현저히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이렇게 자기 사람을 계속 사법부라든지 국가의 중요직책에 쓰는 것은 동물계에서 보여주는 진화현상, 퇴화현상을 오히려 우리 역사에 너무나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코드인사, 코드법치는 대통령이 스스로 피해주기를 바라는 바이다"라고 꼬집었다.

헌정사상 최강의 '대통령 동기 전성시대'

한나라당 지적대로 지금 법조계에선 '사시 17회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검찰의 경우 정상명 검찰총장, 임승관 대검차장, 이종백 신임 서울고검장 등 서열 1~3위가 모두 17회이고, 얼마 전에는 17회 중 홍일점인 전효숙 재판관이 헌법재판소 소장에 내정됐다.

전 헌재소장 내정자 후임 재판관으로 역시 동기생인 김종대 창원지법원장이 내정됐다. 이에 앞서 동기생인 조대현 헌재 재판관은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에 있다가 지난해 7월 재판관이 됐다. 전효숙 소장을 포함해 9명의 헌재 재판관 중 3명의 재판관을 노 대통령 동기가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다가 장관급으로 헌재 살림살이를 총괄하고 있는 서상홍 사무처장도 노 대통령 사시동기다. 또한 얼마 전에는 김능환, 안대희 두명의 동기생이 대법관이 됐다.

또 김관재 광주지법원장, 손용근 서울행정법원장, 이호원 서울가정법원장, 차한성 행정처차장 등도 노대통령 동기다.

재야 법조계에도 노 대통령 동기생들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의 경우 정경택, 양영준 변호사가 노 대통령 동기다. 노대통령 탄핵때 노 대통령 대리인단의 일원이었던 법무법인 화우의 강보현 대표, 법무법인 광장의 김병재 대표, 법무법인 충정의 장용국 대표변호사 등도 노 대통령 집권후 각각 해당 로펌에서 대표변호사가 됐다. 법무법인 바른의 구성원 변호사인 정인진 변호사, 삼성의 이종왕 법무실장 등도 동기생이며, 이밖에 30여명이 단독개업 또는 중소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초유의 사시 출신 대통령 시대가 낳은 초유의 현상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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