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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민간인 상대 클러스터 폭탄 사용 의혹"

이스라엘, 1987년 레바논 침공때도 민간인에 사용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을 공격할 당시 민간인들에게 미국제 클러스터 폭탄을 사용한 의혹이 짙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러스터 폭탄은 한 개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작은 폭탄을 집어넣어 폭발시키는 인명살상 피해가 커 민간인에 대한 사용이 금지된 폭탄으로, 이번 레바논 사태 당시 민간인 피해가 컸던 이유로 지목돼 왔다.

미 국무부 "이스라엘, 인명살상용 클러스터 폭탄 사용 여부 조사 중"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이 미-이스라엘 비밀 협약을 어기고 레바논 공격 당시 클러스터 폭탄을 사용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미 국무부 무기거래조사국은 이번 레바논 사태 당시 이스라엘이 상당수의 클러스터 폭탄을 사용해 민간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바탕으로 이번 주부터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지난 23일 공개된 유엔 보고서를 인용, 레바논에 체류 중인 유엔 관리들과 비정부 단체 요원들이 남부레바논 리타니 강 근처에서 다수의 폭발하지 않은 클러스터 폭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번에 발견된 클러스터 폭탄수를 고려해 볼 때, 실재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사용한 폭탄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침공당시 인명살상용 클러스터 폭탄을 민간인에게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미국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armedforces.co.uk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곤잘로 갈레고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들 폭탄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확인해주며, "추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년전에 클러스터 폭탄사용에 관한 협약을 맺고 이를 비밀에 부쳐온 것으로 알져졌다.

미국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 비난 무마용

신문은 그러나 전현직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의 클러스터 폭탄 사용이 확인된다고 해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따라서 "이번 조사가 이스라엘이 군사시설에만 사용이 합의된 클러스터 폭탄 사용에 앞서 미국에게 정당한 절차를 밟아 통보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만약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협약을 어긴 것으로 밝혀진다고 해도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인가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오히려 이번 조사가 이스라엘 정부를 지원하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의 비난을 무마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1970년대부터 클러스터 폭탄을 이스라엘에 수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 1976년 레바논 침공 당시부터 이들 폭탄을 사용했으며 1982년 레바논 침공에서는 민간인을 상대로 이 폭탄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6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클러스터 폭탄 수출을 전면 금지시킨 바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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