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가와 "한국, 부동산-건설이 고성장이라 믿나"
"한국에게 남은 시간 너무나도 짧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날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세계 각국의 완연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유독 일본만 주가가 하락하는 등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뒤, "아직도 세계 최대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최첨단 기술도 보유한 일본경제가 이렇게 쇠퇴하는 원인은 뭘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그는 이어 "일본 국내외의 견해는 '정치의 질곡'이라는 데 일치하고 있다"며 "54년 만의 정권교체는 '정계(政)·재계(財)·관계(官)'의 (유착) 관계에 큰 구멍을 뚫어 놓았지만, 이미 잔뜩 녹이 슬어버린 '철의 삼각형'이 완전히 붕괴된 후의 일본 경제가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무려 54년 동안 축적된 기득권이라는 이름의 녹(綠)은 그렇게 쉽게 씻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근원을 뿌리를 정경유착에서 찾았다.
그는 이어 한국에 대해서도 "일본의 경우 인구의 고령화가 '기득권에의 집착'이라고 하는 나쁜 병균을 증식시켰는데, 이런 점을 생각하면, 한국도 안심할 것은 아니다"며 "한국은 이미 1990년 당시의 일본과 비슷한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도 같은 위기가 숨어들어오는 것은 아닐까"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고령화로 인해 "인구 구성상, 정치가는 고령자의 관심에 정책의 우위를 둘 수밖에 없어졌고, 긴 시간을 요구하는 구조개혁과 성장전략을 만들지 못한 채로, 재정을 흔들어 놓는 '돈 뿌리기'와 과거 정책의 답습이 이어졌다", "세대간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개인들이 장래를 낙관하지 못하면서 이것이 새로운 출생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났다"고 지적한 뒤, "한국도 비슷한 구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더 나아가 "부동산·건설이 곧 고성장이라는 방정식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취직난과 고학력화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현상에 충분히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은 개혁의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인가?"라고 신랄한 질문을 던진 뒤, "일본의 쇠퇴는 적어도 한국에는 그야말로 '지금 여기에 있는 위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올바른 성장전략에 따른 재정 건전성 유지, 효율성이 높은 복지사회 정비, 그리고 출생률의 근본적인 반전을 목표로 최후의 찬스를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인구감소가 시작되는 2018년까지 한국에 남은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는 경고로 글을 끝맺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