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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의혹 확산. 야쿠자 도박게임장 진입?

'야마토' 게임장 부산 석권, 1백억엔 유입설, 정치세력과 유착 의혹도

'바다이야기'가 점령하지 못한 두 곳, 부산과 호남

사행성 게임시장의 황제는 '바다이야기'다. 그러나 '바다이야기'가 뚫고 들어가지 못한 지역이 전국에 이례적으로 두 곳 있다. 부산과 호남이다.

부산의 사행성 게임 황제는 '야마토'다. 최근엔 '은하철도'도 인기를 끌고 있다. 둘 다 일본정통 빠징코식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호남의 경우는 '오션 파라다이스' '올 삼바' 등이 장악하고 있다. 호남을 통털어 '바다이야기' 업소는 2천여 매장도 20여곳에 불과하다.

사행성 게임업계 및 정치권에서는 이 특이현상을 '지역조폭 파워'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한 정가 소식통은 "일본 야쿠자와 연계된 부산 조폭은 '야마토' 게임장을 밀고, 호남의 J파는 '오션 파라다이스' 등을 밀면서 '바다이야기'의 침입을 저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도박산업규제및개선을위한전국네트워크'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바다이야기' 점유율은 24.8%, '황금성' 16.3%, '야마토' 12.9%다. '야마토'가 당당히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산에만 1만2천대가 깔려 있다.

문제는 이 '야마토'가 일본빠징코협회 등 일본 야쿠자자금과 깊숙한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을 장악한 일본 빠징코 '야마토'

도박피해자 김강범씨는 지난 20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린 정책 건의문에서 '야마토'에 대해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원래 야마토는 일본게임이죠.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것을 보면 메인칩(여기에 어느 정도 먹고 어느 정도 내줘라 하는 프로그램이 심어져 있죠)이 대만을 거쳐 변조돼서 들어옵니다.

원래 일본 야마토는 80%이상 내주게 돼 있죠. 하지만 한국에 들어온 것은 수입사들이나 게임업주들 맘대로죠. 어떻게 심의를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기계를 업주들이 기계 셋팅해주는 사람 시켜서 맘대로 확률을 조정하거나 이벤트를 심습니다. 따로 이벤트칩이 있는데 이 칩을 심어 놓으면 거의 1백연타, 그러니깐 2백만원 정도를 배출하는 거죠.

하지만 기계 1백대가 있다 하면 하루에 3~5대 정도만 나와서 손님들을 현혹하고 나머지 기계들은 80%정도 셋팅돼 있죠. 그러니깐 1백대에 한대에 1백만원씩 들어간다고 보면 20%(2천만원)정도 기계가 이기고 이벤트로 1천만원 정도 배출시킨다고 해도 1천만원이 남는 거죠."


'야마토' 게임은 `은하철도 999호'로 유명한 일본의 유명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의 `우주전함 야마토'에 나오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만든 일본식 정통 빠징코다. '야마토'는 일본의 옛이름이자,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한 일본 전함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주전함 야마토'는 이 비운의 야마토가 우주전쟁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의 자못 일본극우적 만화다.

문제의 '야마토'는 '바다이야기'가 폭발적 선풍을 일으키던 지난해 11월 국내에 첫 상륙했다. 부산지역 최대의 게임기 제작업체인 N사의 대표 문모(35.구속)가 일본에서 '야마토' 시리즈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 대만에서 프로그램을 일부 개조해 수입한 N사는 `니트 야마토'(일병 야마토 Ⅱ)를 내놓아 부산 일대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했다. 이어 지난 4월 야마토와 유사한 또다른 일본 빠징코물 `은하철도'를 출시했다.

후발주자인 '야마도'가 선점주자인 '바다이야기'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이유중 하나는 기계값이 절반밖에 안한다는 사실이다. '바다이야기'의 대당 기게값은 7백~8백만원선. 반면에 '야마토'는 대당 2백50만∼3백만원, '은하철도'는 3백40만∼3백70만원에 불과했다. 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야마토' 사행성 게임장 개장 광고 전단지. 이들 사행업체는 전단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 무차별적 광고공세를 펴왔다. ⓒ뷰스앤뉴스


박형준 녹취록 "일본 빠징코협회가 1백억엔 한국에 들여온다더라"

부산 수영구가 지역구로 부산 바닥 돌아가는 상황에 밝은 박형준 한나라당의원은 21일 주목할만한 자료를 공개했다. 사행성 게임장 개장을 놓고 분쟁이 붙은 두 업자간의 지난 4월22일자 대화내용을 녹취한 자료였다. 이 자료는 검찰에 제출되기 위해 공증을 받은 자료였고, 실제로 검찰에도 제출된 상태였다.

이 녹취 자료에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에 문화계 친노인사인 두명의 실명이 나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박형준 의원이 당초 이 자료에서 주목하기를 원했던 건 '다른 내용'이었다.

박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그 부분(문화계 친노인사 2명)이 핵심이 아니고, 사실은 '일본 빠찡코라든지 일본의 자본이 국내의 조폭과 연계돼서 이런 어떤 사행성게임 산업이나 게임장 영업과 관련해서 들어왔다'라고 하는 것을 보는 자료로서 나는 중요하게 사용을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록 녹취록에는 '야마토' 등 일본 빠징코게임 수입과 관련, "내가 알기로는 일본 빠징코 협회에서 움직였고 재일동포 빠찡코 협회에서도 움직였어. 여기에 뭔가 힘을 발휘했다고. 영등위에다 넣었는지 어디인지 모르겠는데, 힘을 발휘했어. 어마어마한 돈이 움직인다고. 돈이 1, 2백억이 아니야. 일단 1백억(엔), 7~8백억이 들어온다고"라는 대목이 있다. 녹취록에는 또 일본 업자들이 게임기뿐만 아니라 상품권 액면의 10%를 떼내는 '고리대 환전'도 자신들이 직영하겠다는 입장이 담겨 있다.

다음은 관련 녹취록 전문.

이XX) 그러면 이거 힘은 누가 있어, 그러면?
전XX) 그건 모르지. 내가 알기로는 일본 빠징코 협회에서 움직였고, 재일동포 빠징코 협회에서도 움직였어. 엄청난 돈과 엄청난 자금이 있는 사람들이야. 여기에 뭔가 힘을 발휘했다고. 그럼 뭔가.
이) 여기다가?
전)그렇지. 영등위에다 넣었는지 어디인지 모르겠는데, 힘을 발휘했어. 어마어마한 돈이 움직인다고. 돈이 무슨 1, 2백억이 아니야, 지금. 어? 내가 왜 후쿠다 사장이 했는지 알아? 일본에, 일본에 5백 줘요. (나는) 50만원 먹는 거야. 어? 그런데 왜 50만원(만) 먹냐? 돈이 궁하니까. 직영점 할라고. 어? 일단 기본이 1백억이냐? 일단 1백억, 7~8백억이 들어온다고.
이) 1백억엔이?
전) 그렇지.
이) 1백억엔이면 우리나라 돈 얼마야?
전) 한 9백억에서 1천억 돼. 부산에서 4백억대 건물 샀데요. 다른 라인에서 4백억 짜리를 샀데.
이) 아니, 그리고 그 리XXX 온 새끼들 뭐야, 그거? 어?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전) 그 사람이 많이 도와줬더라고.


박 의원은 이같은 녹취록의 진실성과 관련, "나는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품권이 그렇다. 두 부분으로 나눠서 봐야되는데 상품권 발행업체들의 영역이 있고, 이 상품권이 유통되는 과정에 환전소라든지 이런 어떤 상품권이 유통되는 과정에 개입되는 돈의 흐름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전자보다도 후자에는"이라며 상품권의 10%를 고리로 떼는 '환전소'에 일본 야쿠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상품권이 유통되는 과정, 즉 환전소에는 국내의 조폭이라든지 일본의 자금이 들어온 부분이 있다"며 "또 이런 사행성게임 개발 과정에도 일본의 자본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야마토' 연루 부산최대 범죄조직 연일 구속하는 부산지검

부산 지검이 압수한 야마토 오락기를 실제 가동해 보고 있다.ⓒ연합뉴스


부산 지검은 지난 11일 '야마토' '은하철도' 등을 제작한 N사 대표 문모씨를 전격구속했다. 문씨는 자신이 직영하는 부산진구 부전동의 오락실 등 3곳에 이들 오락기를 설치해 게임기의 누적점수를 상품권으로 환전해주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검찰은 현재 '야마토' 등의 유입 및 변조 경위, 자금원 등에 대해 다각적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야쿠자 자금의 유입 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지검이 조폭과 사행성 오락실간 유착을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6월 부산지검은 '야마토' 등 불법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한 부산최대 폭력조직 '신20세기파' 두목 1명과 '서면파' 공동두목 2명 등 27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한 바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 야쿠자 자금이 유입됐는지 여부와, 이 과정에 일본 야쿠자와 국내 조폭, 더 나아가 정치권의 연루 여부가 규명될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야쿠자 자금 유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현 정권에게 또하나의 치명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일본의 교과서, 독도 등 숱한 도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해왔다. 또한 친일재산 몰수 등 과거 역사 청산에도 주력해왔다.

그러나 어두운 측면을 보면 고리대 대부업 시장은 일본 야쿠자 계열 고리대금업자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다수 서민을 갈취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다수 서민-샐러리맨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사행성 게임업계마저 일본 야쿠자가 진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정부에게 치명적인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뒷문을 활짝 열어놓고 앞문만 지킨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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