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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검은돈 14조? 바다이야기 '4대 의혹'

천문학적 와리깡, 조폭-정치권 연루, 게임기기 폭리, 영등위 직무유기

오래 전부터 세간에 파다했던 '바다이야기' 권력형 비리 의혹이 '게이트' 차원으로 번질 조짐을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의혹 1> '와리깡' 의혹, 이론상 연간 와리깡 수익만 14조원

'바다이야기'에서 돈을 따면 현찰 대신 상품권을 준다. 게임장 내부 또는 인근에 있는 '환전소'로 가면 상품권 액면의 10%를 속칭 '와리깡'하고 90%만 환전해준다. 10만원권 상품권의 경우 9만원만 주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엄청난 돈이 '와리깡'을 명분으로 흔적없이 빠져나가고 있다.

'바다이야기'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일 "현재 전국게임장 1만4천여개 중 경품권 게임장이 85%를 차지한다. 경품용 상품권 누적발행규모도 금년에 금액으로 2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의 리베이트만 챙겼다고 해도 2천2백20억원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상품권 발행을 전면 중당하고, 리베이트 수수의혹의 배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실제 경품권 발행액수는 주의원 추정치보다 더 커 지난해 8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발행된 경품용 상품권만 26조원에 달한다. 더욱 이들 상품권은 '바다이야기' 등 경품권 게임장에서 평균 일곱번씩 유통되는 까닭에 실제 사행성 게임장에서 도는 돈의 규모는 1백40조원을 넘는 것으로 개발원측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상품권 가운데 본래 발행 목적인 도서-영화-음반 구입 등에 사용되는 액수는 전체의 1%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이 사행성 게임장에서 현금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와리깡' 형식을 빌어 빠져나가는 돈만 14조원에 달한다는 믿기지 않는 계산이 나온다.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문제의 '바다이야기'. ⓒ뷰스앤뉴스


<의혹 2> 조폭-정치권 연루 의혹

천문학적 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은 조직폭력배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게 도박업계의 공통된 전언이자 상식이다. 특히 동네 곳곳에 파고든 '바다이야기' 같은 서민-샐러리맨 대상 도박업의 경우는 그러하다는 게 정설이다.

'바다이야기'는 시장에 출시(2004년 12월 첫 출시)된 이래 단기간에 전체 사행성 게임시장의 80%이상을 석권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이론적으론 게임장당 평균 1백대의 기기를 설치할 기기구입 비용과 임대료, 인테리어료 등 평균 10여억원 이상만 있으면 누구나 개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역 조폭이다. 이들이 사업을 방해하면 영업이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도박산업과 조폭은 불가분 관계를 맺게 되며, 특정업체가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조폭의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지난달 3일 당 홈페이지에 '바다이야기'의 심각성을 지적한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도 "오락실 주위에서 기생하는 조직폭력배의 출입도 잦아지면서 소위 말하는 ‘물’이 흐려져 지역상권을 망가트린다"며, 바다이야기와 조폭간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정가에는 이와 관련, "대부분의 조폭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특정지역 출신의 여권 실세가 '바다이야기'의 진짜 배후"라며 해당인사의 실명까지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다.

<의혹3> 게임기기 폭리 의혹

'바다이야기' 게임기기의 대당가격은 7백만원이다. 부가세까지 붙이면 7백70만원이 들어간다.

'바다이야기' 게임기기 제작업체인 에이원비즈는 2004년 12월 출시이래 지금까지 4만5천대의 기기를 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얻은 이익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에이원비즈가 자본금 1억짜리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렸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바다이야기' 게임기기 판매대행사인 지코프라임의 경우 지난 한해에 1천2백15억원의 매출에 2백18억원의 영업이익, 1백6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에이원비즈도 그 못지 않은 이익을 올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아케이드 게임업계에서는 "대당 7백만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거품덩어리"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정품 가격을 지급하고 소프트웨어를 깔고 최고급 하드웨어로 만들더라도 대당 1백만원 선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탈세 여부 조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의혹 4> 영등위의 직무유기 의혹

'바다이야기'는 2004년 12월 민간기구인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아 영업을 개시했다.

이와 관련,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차관은 영등위에 세차례나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민간기구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이유로 묵살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바다이야기'는 교묘하게 현행 법안을 위반하고 있다. 문광부의 사행물 게임물 결정기준은 "1회 게임 경품한도액 2만원이내, 시간당 경품한도액 10만원이내"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바다이야기'가 고객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은 이같은 한도액보다 더 많은 경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중 고래나 상어 같은 특정상징물이 화면에 나타나면 다음 게임부터는 연속으로 2만원씩 받을 수 있고, 한 시간에 최대 3백만원까지 상품권을 탈 수 있다. 그럼에도 영등위는 '바다이야기' 허가를 내줬고, '바다이야기'의 시장 제패가 가능했던 것이다.

'바다이야기'가 폭발직전의 사회문제가 되자 7.26재보선 참패 다음날 아침인 지난달 27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한명숙 총리는 고위당정을 갖고 허가권을 영등위에서 새로 만들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이관키로 했다. 정부가 사실상 영등위의 직무유기를 인정한 것이다.

감사원은 '바다이야기' 감사에 착수할 경우 영등위의 직무유기 여부를 감사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의 영등위에는 다수의 언론인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노웅래 의원 "전체 이용자의 43%가 서민"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겨레><경향><한국><서울> 등 4개 신문사의 논설위원 6명과 오찬을 함께 하던 과정에 “내 집권기에 생긴 문제는 성인오락실·상품권 문제뿐인데, 성격이 청와대가 직접 다룰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다이야기' 사태의 심각성을 노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3백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2002년 현재 성인남녀의 9.28%가 도박으로 문제를 겪고 있으며 3.8%는 병적 도박자로 추정되는 바, 이같은 한국의 도박중독자 비율은 캐나다, 호주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이라며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의 확산으로 도박 중독자 비율이 더 급증했을 것으로 우려했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아파트값 폭등과 더불어 노무현 정권의 대표적 실정(失政)이라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2005년 4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오락실 이용객들의 43%가 한달 가족소득이 2백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이다. 1백만원 미만도 13%나 된다. 한달 가족소득이 5백만원 이상인 부유층 고객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사행성 게임이 서민-중산층 붕괴의 치명적 독소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바다이야기' 의혹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7 7
    종필순

    너무현을 외유 보내라
    자의 빵, 타의 100% 로
    1년반동안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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