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탈당 안할 거고 우리도 원치 않아"
<인터뷰> 이목희 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
이목희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김병준 파문후 본격화하는 당-청 갈등에 따른 노무현 대통령 탈당 가능성과 관련, “상황 예측 능력도 없고, 귀가 얇고, 뿌리가 얕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비판하며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탈당할 생각이 없고 우리도 탈당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참여정부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크든 작든 잘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면 그 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해, 노대통령 탈당은 내년초이후 생각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급락과 관련, “우리당의 과오는 개혁을 하되 개혁 아젠다를 잘 모른 것이다. 또 선후경중을 잘 고르고, 국민의 동의를 잘 구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근태 뉴딜'에 대한 당안팎의 비판에 대해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 덜어주는 게 무엇이겠는가. 일자리다. 그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발로다"라며 적극 옹호했다. 그는 "이 정책은 갔다가 되돌아올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장이나 당이나 나도 중대한 결심을 한 것이다"라고 말해, 일보도 후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가의 화두 중 하나인 고건 전 국무총리의 중심의 신당과 민주당 중심의 신당에 대해서도 “고건씨는 시대정신, 본인 스스로 이룬 성과, 전투력 등이 부족하고, 민주당은 지역 당, 부패한 당, 구태의연한 당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목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김 부총리 사태 손익계산, 黨-政-靑 모두 윈(WIN)이다
뷰스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태를 놓고 일부에서는 당청(黨靑) 간에 있어서 당이 힘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이목희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물에는 항상 양면이 있는 것이다. ‘당이 이겼다’는 시각에는 반대한다. 이것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서로 상처를 줄이고 서로 얻은 것이다. 당정청(黨政靑) 모두 윈-윈-윈 했다.
뷰스 윈윈윈을 이끌어 내는데 호흡이 잘 맞았는가. 특히 청와대와.
이목희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하고 안타깝고 왜 좀 더 못할까 하는 느낌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큰 줄기에서 보면 당이든 총리실이든 청와대든 자기 처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또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측근을 곁에 두고 싶은 대통령의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인사와 관련해 코드인사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이 자기와 철학이 다르고 정책적 관점이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과 어떻게 일을 하는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짚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권 말기가 되면 대통령 지지도가 20%대가 된다.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다. 부시 미국 대통령 그렇게 비판을 받아도 30~40% 지지도 유지한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좌파정책을 들고 나왔던 사람인데도 신자유주의로 갔는데도 50%는 유지한다.
뷰스 우리 사회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는가.
이목희 지역주의다. 또 하나를 꼽는다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언론환경 때문이다. 정부여당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적어도 어느 나라 언론이든지 통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그 골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부가 외교 안보정책을 정하면 부분 부분을 비판하지 그 자체를 정부정책의 골격을 처음부터 부정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설혹 그것이 자기와 맞지 않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언론이 자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그렇지 않다.
뷰스 언론이 왜 그런다고 보는가.
이목희 자신들이 수용하기 싫은, 어려운 정치집단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뷰스 정권 말기에 가면 지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지역주의를 꼽았는데….
이목희 예를 들어 우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패인은 여러 가지인데 첫째는 개혁을 한다면서 제대로 못하고, 거친 방법으로 한 점일 것이다. 또 개혁의 선후경중을 잘못 가렸다.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못한 것도 요인일 것이다. 제대로 개혁도 못하면서 여러 가지 분란만 많이 일으켰다는 인상을 줬다. 그래서 개혁을 바라는 젊은 사람들이 우리당이 참 못한다,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고 했는데 그들의 노동과 삶을 개선해주는 의미 있는 정책을 제대로 만들고 실천하지 못했다. 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느끼지 못했다.
세 번째는 우리당, 정부, 청와대의 주요인사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화법이다. 김병준씨가 교육부총리로 내정되었을 때 그가 예전에 추진했던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았는데 난 정책으로 보지 않는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 ‘헌법보다 더 어려운’ 식으로 국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데 그는 그런 화법을 썼다. 국민의 정서에 맞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은 계량화할 수 없지만 이것도 우리의 지지도를 떨어뜨렸다.
또 다른 하나는 당-정-청이란 것은 서로 활발하게 대화, 소통하고 이견이 생기면 조용하고 질서 있게 조정하고 국민에게 말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많다 보니 당-정-청 간 엇박자, 혼선, 갈등, 대립, 충돌로 보였다. 이런 집권당의 모습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이겼다. 지역주의 극복을 깃발로 내걸고 열린우리당을 만들고 총선에서 대승했다. 그런데 지역주의가 뭔지, 극복의 과정이 어떤 것인지, 그 길이 얼마나 지난한지, 그를 위한 전략방침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과 방침이 정리되지 못한 채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벙덤벙했다. 문재인 전 수석의 부산 정권 발언, 김두관 전 장관의 발언이 그런 예다. 그로 인해 지역주의 토대는 만들지 못한 채 지역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지역기반을 일정 부분 갖고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이렇게 됐겠냐는 것이다.
뷰스 생활보다 가치 중심의 개혁 깃발을 더 들었다는 지적인가.
이목희 아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총선에서 대승하고 17대 국회가 개원되었을 때 양쪽 요구가 다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우리 지지자와 국민의 다수도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대체입법 해라 했고, 사립학교법도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급증하는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이 뭐냐. 영세자영업자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양쪽의 물음이 다 있었다고 본다.
우리당의 정체성은 중도개혁주의다. 개혁적 과제를 실용적 방법으로 추진하고 현실화하는 것이 중도개혁주의다. 우리당에게 너 왜 자꾸 개혁을 하느냐는 것은 올바른 지적이 아니다. 다만 개혁을 하되 개혁 아젠다를 잘 모르고, 선후경중을 잘 고르고, 국민의 동의를 잘 구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문제다. 실용적 방법으로 추진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김근태 의장의 親 기업 정책 선언, 국민 신뢰회복 위한 노력
뷰스 김근태 의장이 민생경제 회복을 기치 내건 것이 실용적 개혁인가.
이목희 지역, 계층, 세대, 우리가 정치를 했던 태도, 당-정-청 관계 등이 우리가 표를 잃게 된 다섯 개의 축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 열심히 해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개혁의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지역기반을 가진 정치세력과 무엇을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당직을 맡으면서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연말까지 세 가지를 하자고 했다.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을 만들고 알리자.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화법을 쇄신하자. 당-정-청 간 또는 당내 이견이 존재하는데 이를 국민이 혼선, 엇박자, 갈등, 대립 등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최소화시키자.
현재 김 의장이 현재 취하는 태도는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 덜어주는 게 무엇이겠는가. 일자리다. 그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발로다.
뷰스 일자리 창출이 짧게는 6개월 안에 2007년 12월 대선 전에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인가. 구호만으로 그치고 성과는 다음 정권의 것 아니겠는가.
이목희 그렇지 않다. 우리가 지금 규제완화를 이야기 하는데 모든 규제 완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보건, 환경 등 예를 들어 관광지에 호텔을 짓는데 서비스적인 규제를 풀어주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주변에 음식점도 생기고, 부대적인 것들이 생긴다.
우리가 경제계에 요구한 것 중에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을 늘려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런 것이다. 삼성그룹에 대해 다른 그룹에서 볼멘소리가 많다. 삼성은 경력사원만 데려간다는 것이다. 다른 데서 뽑아서 키워놓으면 데려간다는 것이다. 삼성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왜 그렇게 하느냐는 것이다. 신입 사원 뽑아서 훈련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있고 돈도 있지 않는가.
내년도에 필요한 사람만 뽑는다는 것도 말이 되지만 좀 넉넉히 뽑아서 미래를 대비한다, 혹은 좀 넉넉히 뽑아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좀 넉넉히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몇 개 유수한 재벌이 그 능력이 안 되서 못 하겠나.
오늘의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이 오너나 경영진만 잘해서 일군 것인가. 그런 측면도 있지만 열심히 일한 노동자, 지역사회의 뒷받침, 금융기관, 정부 등 모두의 힘이 합쳐져서 오늘의 그들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런 노력을 해달라는 것이다.
“자리가 곧 대표성이다”
뷰스 김 의장의 ‘뉴딜’은 기업에 대해 동참해 달라는 말인데 재계 일각에서는 김 의장에게 당내 대표성이 있느냐는 반문을 하고 있다.
이목희 사회에는 생각이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분에게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그날 김근태 의장이 했던 말과 같은 생각을 하는 분, 우리당 내에 많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이 이야기 했을 때는 큰 반향으로 오지 않았다. 당 의장이 말하니까 반향이 이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당직자가 사견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당이 처음 해보는 말이다. 그만큼 비상한 각오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정책은 갔다가 되돌아올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장이나 당이나 나도 중대한 결심을 한 것이다.
뷰스 일부에선 당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목희 우리당의 캐치프레이즈는 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다. 기본강령은 사회 통합적 시장경제이고 세계화의 한국적 수용이다. 우리가 동반성장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대한 고민 없이 그 쪽으로만 가면 정체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 동반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든다면 정체성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김 의장, 자신의 대선 플랜 위해 친기업 정책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뷰스 일각에서는 김근태 의장이 서민경제회복과 민생행보에 올인 하는 것은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김근태 의장의 대권 가도도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목희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 김 의장 처지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우선 내 이야기를 하면 난 김근태 의장 개인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작게는 열린우리당 크게는 위기에 처한 중도개혁세력을 어떻게 회생시켜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
김근태 의장도 그렇다고 본다. 우리당 지지도가 지방선거 직후 바닥을 쳤다가 정체하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차근차근 쌓아서 착실히 점수를 얻어야 한다. 당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크게 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라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김 의장의 경우도 1백% 확신할 순 없지만 이를 통해 개인적 행보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뷰스 참여정부의 과(過)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몰락을 이끌었다는 것이라고들 한다. 몰락한 평화민주개혁을 어떻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보는가.
이목희 나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평화라는 것은 냉전의 반대이고, 민주는 반민주, 개혁은 수구의 반대다. 물론 냉전반민주수구세력이 지금도 엄존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국민의 다수가 그렇게 인정해 주느냐에 있다. 그렇게 인정해 주는 국민들도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평화민주개혁세력이라고 자임하기엔 쉽지 않은 처지에 있다. 국민들이 그렇게 선명하게 우리를 각인해서 인식해주지 않는다고 본다. 회복하는 길은 조금 전 제시한 방법들을 잘 구현하면 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는 보수수구 세력과 중도개혁 세력의 대결전이다. 진보세력이 있지만 우리의 사회 ․ 경제 ․ 정치적 구조를 봤을 때 의미 있는 세력은 아니다. 양 세력 간 결전인데 큰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다. 압승이나 참패는 없다.
또 하나는 대선은 과거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지만 미래와 인물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판단이다. 우리가 거듭나고, 지금까지 국민들로부터 받은 불신들을 상당 부분 씻어내고, 새로운 모습 보여주면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회복된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뷰스 희망의 불씨를 놓을 만큼 절망적이지 않다는 건가.
이목희 그렇다. 기본적으로 보수수구세력과 중도개혁세력 간 기본 판세는 보수수구가 유리하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나 지역주의 구도 등을 보면 그렇다. 언론 환경도 그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20%대였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이나 서구와 달리 역동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를 열렬히 지지했다가 지금은 침묵하는 그룹이 존재하고 있다. 2007년 대선의 중심 화두는 누가 중도개혁을 실용적 방법으로 잘 이끌어 갈 수있을까가 될 것이다.
뷰스 2002년의 역동성이 2007년에도 작용한다고 보는가.
이목희 그렇다. 역동성이란 DNA처럼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살려내는지는 주체들의 능력과 노력이다. 보수수구세력이 평화민주개혁세력을 무서워하는 것도 역동성 때문이 아닌가.
2007년 대선 화두는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새로운 ‘국가비전’
뷰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목희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실현가능한 새로운 국가비전이다. 2007년 대선은 중도, 개혁, 실용, 통합이란 단어가 주가 될 것이다.
뷰스 5. 31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촉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이목희 정계개편은 다른 나라에도 있는 현상인데 우리나라는 대선과 총선 전에 항상 있었다. 이상한 거 아니다. 난 우리당 발(發) 정계개편은 물 건너갔다고 본다. 문제는 한나라당 발 정계개편인데 언제 어느 때 어떤 규모로 이뤄질 지의 주목해봐야 한다.
뷰스 고건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희망연대’ 중심의 정계개편도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목희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고건씨가 정치권에서 어떤 위치를 점한다는 것 난 애당초 어렵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 개혁성, 도덕성, 정부수행능력, 조직 장악력 등도 따지지만 감성적으로 더 넓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본인이 자신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를 우리가 인정할 만한가, 난마처럼 얽힌 문제를 풀어가는 전투력이 있는가. 후자로 거론한 세 가지 점에 있어서 고건씨는 어느 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
또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으려면 국회의원 수십 명 정도는 있는 당이어야 하는데 그런 당을, 국민적 신망을 받는 국회의원이 포함된 당을 만들 수 있을까.
7 ․ 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조순형 민주당 상임고문이 당선된 것을 두고 언론에서는 그가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민주당은 가라앉는 당이다. 민주당은 호남 유권자들에게도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우리당에 대한 무능, 오만, 독선에 대한 반사 심리로 우리당을 혼내야겠다는 심리로 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리와 같이 할 때만 해도 정통성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지역 당, 부패한 당, 구태의연한 당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을 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시간은 민주당 편이 아니다.
결국 중도개혁세력 통합의 추동력은 우리당이 갖고 있다. 우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일정 부분 회복하면 중심이 될 것이다. 나는 중도개혁주의 노선에 동의하면 어떤 개인이든, 어떤 세력이든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뷰스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의 결별, 시기만 남았다는 시각이 많다.
이목희 상황 예측 능력도 없고, 귀가 얇은, 뿌리가 얕은 정치인들이 그런 말을 하는데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탈당할 생각이 없고 우리도 탈당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참여정부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크던 작던 잘 매듭지어야 한다. 그 노력을 함께 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 다음에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면 그 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 상당 기간 이 구도로 간다고 본다. 서로 조건과 상황이 변화하면 그때가서 서로 협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난 국민들이 듣기에는 그렇게 잘못하고도 반성 안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중도개혁세력이 한 번 더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게 지금의 바람이다.
그는 또 “지금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참여정부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크든 작든 잘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면 그 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해, 노대통령 탈당은 내년초이후 생각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급락과 관련, “우리당의 과오는 개혁을 하되 개혁 아젠다를 잘 모른 것이다. 또 선후경중을 잘 고르고, 국민의 동의를 잘 구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근태 뉴딜'에 대한 당안팎의 비판에 대해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 덜어주는 게 무엇이겠는가. 일자리다. 그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발로다"라며 적극 옹호했다. 그는 "이 정책은 갔다가 되돌아올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장이나 당이나 나도 중대한 결심을 한 것이다"라고 말해, 일보도 후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가의 화두 중 하나인 고건 전 국무총리의 중심의 신당과 민주당 중심의 신당에 대해서도 “고건씨는 시대정신, 본인 스스로 이룬 성과, 전투력 등이 부족하고, 민주당은 지역 당, 부패한 당, 구태의연한 당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목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김 부총리 사태 손익계산, 黨-政-靑 모두 윈(WIN)이다
뷰스 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태를 놓고 일부에서는 당청(黨靑) 간에 있어서 당이 힘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이목희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물에는 항상 양면이 있는 것이다. ‘당이 이겼다’는 시각에는 반대한다. 이것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서로 상처를 줄이고 서로 얻은 것이다. 당정청(黨政靑) 모두 윈-윈-윈 했다.
뷰스 윈윈윈을 이끌어 내는데 호흡이 잘 맞았는가. 특히 청와대와.
이목희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하고 안타깝고 왜 좀 더 못할까 하는 느낌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큰 줄기에서 보면 당이든 총리실이든 청와대든 자기 처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또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측근을 곁에 두고 싶은 대통령의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인사와 관련해 코드인사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이 자기와 철학이 다르고 정책적 관점이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과 어떻게 일을 하는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짚어봐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권 말기가 되면 대통령 지지도가 20%대가 된다.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다. 부시 미국 대통령 그렇게 비판을 받아도 30~40% 지지도 유지한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좌파정책을 들고 나왔던 사람인데도 신자유주의로 갔는데도 50%는 유지한다.
뷰스 우리 사회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는가.
이목희 지역주의다. 또 하나를 꼽는다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언론환경 때문이다. 정부여당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적어도 어느 나라 언론이든지 통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그 골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부가 외교 안보정책을 정하면 부분 부분을 비판하지 그 자체를 정부정책의 골격을 처음부터 부정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설혹 그것이 자기와 맞지 않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언론이 자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그렇지 않다.
뷰스 언론이 왜 그런다고 보는가.
이목희 자신들이 수용하기 싫은, 어려운 정치집단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뷰스 정권 말기에 가면 지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지역주의를 꼽았는데….
이목희 예를 들어 우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패인은 여러 가지인데 첫째는 개혁을 한다면서 제대로 못하고, 거친 방법으로 한 점일 것이다. 또 개혁의 선후경중을 잘못 가렸다.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못한 것도 요인일 것이다. 제대로 개혁도 못하면서 여러 가지 분란만 많이 일으켰다는 인상을 줬다. 그래서 개혁을 바라는 젊은 사람들이 우리당이 참 못한다,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고 했는데 그들의 노동과 삶을 개선해주는 의미 있는 정책을 제대로 만들고 실천하지 못했다. 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느끼지 못했다.
세 번째는 우리당, 정부, 청와대의 주요인사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화법이다. 김병준씨가 교육부총리로 내정되었을 때 그가 예전에 추진했던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았는데 난 정책으로 보지 않는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 ‘헌법보다 더 어려운’ 식으로 국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데 그는 그런 화법을 썼다. 국민의 정서에 맞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은 계량화할 수 없지만 이것도 우리의 지지도를 떨어뜨렸다.
또 다른 하나는 당-정-청이란 것은 서로 활발하게 대화, 소통하고 이견이 생기면 조용하고 질서 있게 조정하고 국민에게 말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많다 보니 당-정-청 간 엇박자, 혼선, 갈등, 대립, 충돌로 보였다. 이런 집권당의 모습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이겼다. 지역주의 극복을 깃발로 내걸고 열린우리당을 만들고 총선에서 대승했다. 그런데 지역주의가 뭔지, 극복의 과정이 어떤 것인지, 그 길이 얼마나 지난한지, 그를 위한 전략방침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과 방침이 정리되지 못한 채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벙덤벙했다. 문재인 전 수석의 부산 정권 발언, 김두관 전 장관의 발언이 그런 예다. 그로 인해 지역주의 토대는 만들지 못한 채 지역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지역기반을 일정 부분 갖고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이렇게 됐겠냐는 것이다.
뷰스 생활보다 가치 중심의 개혁 깃발을 더 들었다는 지적인가.
이목희 아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총선에서 대승하고 17대 국회가 개원되었을 때 양쪽 요구가 다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우리 지지자와 국민의 다수도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대체입법 해라 했고, 사립학교법도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급증하는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이 뭐냐. 영세자영업자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양쪽의 물음이 다 있었다고 본다.
우리당의 정체성은 중도개혁주의다. 개혁적 과제를 실용적 방법으로 추진하고 현실화하는 것이 중도개혁주의다. 우리당에게 너 왜 자꾸 개혁을 하느냐는 것은 올바른 지적이 아니다. 다만 개혁을 하되 개혁 아젠다를 잘 모르고, 선후경중을 잘 고르고, 국민의 동의를 잘 구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문제다. 실용적 방법으로 추진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김근태 의장의 親 기업 정책 선언, 국민 신뢰회복 위한 노력
뷰스 김근태 의장이 민생경제 회복을 기치 내건 것이 실용적 개혁인가.
이목희 지역, 계층, 세대, 우리가 정치를 했던 태도, 당-정-청 관계 등이 우리가 표를 잃게 된 다섯 개의 축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 열심히 해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개혁의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지역기반을 가진 정치세력과 무엇을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당직을 맡으면서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연말까지 세 가지를 하자고 했다.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을 만들고 알리자.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화법을 쇄신하자. 당-정-청 간 또는 당내 이견이 존재하는데 이를 국민이 혼선, 엇박자, 갈등, 대립 등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최소화시키자.
현재 김 의장이 현재 취하는 태도는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의 노동과 삶의 고통 덜어주는 게 무엇이겠는가. 일자리다. 그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는 모습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발로다.
뷰스 일자리 창출이 짧게는 6개월 안에 2007년 12월 대선 전에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인가. 구호만으로 그치고 성과는 다음 정권의 것 아니겠는가.
이목희 그렇지 않다. 우리가 지금 규제완화를 이야기 하는데 모든 규제 완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보건, 환경 등 예를 들어 관광지에 호텔을 짓는데 서비스적인 규제를 풀어주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주변에 음식점도 생기고, 부대적인 것들이 생긴다.
우리가 경제계에 요구한 것 중에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을 늘려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런 것이다. 삼성그룹에 대해 다른 그룹에서 볼멘소리가 많다. 삼성은 경력사원만 데려간다는 것이다. 다른 데서 뽑아서 키워놓으면 데려간다는 것이다. 삼성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왜 그렇게 하느냐는 것이다. 신입 사원 뽑아서 훈련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있고 돈도 있지 않는가.
내년도에 필요한 사람만 뽑는다는 것도 말이 되지만 좀 넉넉히 뽑아서 미래를 대비한다, 혹은 좀 넉넉히 뽑아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좀 넉넉히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몇 개 유수한 재벌이 그 능력이 안 되서 못 하겠나.
오늘의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이 오너나 경영진만 잘해서 일군 것인가. 그런 측면도 있지만 열심히 일한 노동자, 지역사회의 뒷받침, 금융기관, 정부 등 모두의 힘이 합쳐져서 오늘의 그들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런 노력을 해달라는 것이다.
“자리가 곧 대표성이다”
뷰스 김 의장의 ‘뉴딜’은 기업에 대해 동참해 달라는 말인데 재계 일각에서는 김 의장에게 당내 대표성이 있느냐는 반문을 하고 있다.
이목희 사회에는 생각이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분에게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그날 김근태 의장이 했던 말과 같은 생각을 하는 분, 우리당 내에 많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이 이야기 했을 때는 큰 반향으로 오지 않았다. 당 의장이 말하니까 반향이 이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당직자가 사견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당이 처음 해보는 말이다. 그만큼 비상한 각오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정책은 갔다가 되돌아올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장이나 당이나 나도 중대한 결심을 한 것이다.
뷰스 일부에선 당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목희 우리당의 캐치프레이즈는 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다. 기본강령은 사회 통합적 시장경제이고 세계화의 한국적 수용이다. 우리가 동반성장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대한 고민 없이 그 쪽으로만 가면 정체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 동반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든다면 정체성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김 의장, 자신의 대선 플랜 위해 친기업 정책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뷰스 일각에서는 김근태 의장이 서민경제회복과 민생행보에 올인 하는 것은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김근태 의장의 대권 가도도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목희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 김 의장 처지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우선 내 이야기를 하면 난 김근태 의장 개인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작게는 열린우리당 크게는 위기에 처한 중도개혁세력을 어떻게 회생시켜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
김근태 의장도 그렇다고 본다. 우리당 지지도가 지방선거 직후 바닥을 쳤다가 정체하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차근차근 쌓아서 착실히 점수를 얻어야 한다. 당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크게 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라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김 의장의 경우도 1백% 확신할 순 없지만 이를 통해 개인적 행보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뷰스 참여정부의 과(過)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몰락을 이끌었다는 것이라고들 한다. 몰락한 평화민주개혁을 어떻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보는가.
이목희 나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평화라는 것은 냉전의 반대이고, 민주는 반민주, 개혁은 수구의 반대다. 물론 냉전반민주수구세력이 지금도 엄존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국민의 다수가 그렇게 인정해 주느냐에 있다. 그렇게 인정해 주는 국민들도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평화민주개혁세력이라고 자임하기엔 쉽지 않은 처지에 있다. 국민들이 그렇게 선명하게 우리를 각인해서 인식해주지 않는다고 본다. 회복하는 길은 조금 전 제시한 방법들을 잘 구현하면 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는 보수수구 세력과 중도개혁 세력의 대결전이다. 진보세력이 있지만 우리의 사회 ․ 경제 ․ 정치적 구조를 봤을 때 의미 있는 세력은 아니다. 양 세력 간 결전인데 큰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다. 압승이나 참패는 없다.
또 하나는 대선은 과거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지만 미래와 인물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판단이다. 우리가 거듭나고, 지금까지 국민들로부터 받은 불신들을 상당 부분 씻어내고, 새로운 모습 보여주면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회복된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뷰스 희망의 불씨를 놓을 만큼 절망적이지 않다는 건가.
이목희 그렇다. 기본적으로 보수수구세력과 중도개혁세력 간 기본 판세는 보수수구가 유리하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나 지역주의 구도 등을 보면 그렇다. 언론 환경도 그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20%대였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이나 서구와 달리 역동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를 열렬히 지지했다가 지금은 침묵하는 그룹이 존재하고 있다. 2007년 대선의 중심 화두는 누가 중도개혁을 실용적 방법으로 잘 이끌어 갈 수있을까가 될 것이다.
뷰스 2002년의 역동성이 2007년에도 작용한다고 보는가.
이목희 그렇다. 역동성이란 DNA처럼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살려내는지는 주체들의 능력과 노력이다. 보수수구세력이 평화민주개혁세력을 무서워하는 것도 역동성 때문이 아닌가.
2007년 대선 화두는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새로운 ‘국가비전’
뷰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목희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실현가능한 새로운 국가비전이다. 2007년 대선은 중도, 개혁, 실용, 통합이란 단어가 주가 될 것이다.
뷰스 5. 31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촉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이목희 정계개편은 다른 나라에도 있는 현상인데 우리나라는 대선과 총선 전에 항상 있었다. 이상한 거 아니다. 난 우리당 발(發) 정계개편은 물 건너갔다고 본다. 문제는 한나라당 발 정계개편인데 언제 어느 때 어떤 규모로 이뤄질 지의 주목해봐야 한다.
뷰스 고건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희망연대’ 중심의 정계개편도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목희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고건씨가 정치권에서 어떤 위치를 점한다는 것 난 애당초 어렵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 개혁성, 도덕성, 정부수행능력, 조직 장악력 등도 따지지만 감성적으로 더 넓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본인이 자신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를 우리가 인정할 만한가, 난마처럼 얽힌 문제를 풀어가는 전투력이 있는가. 후자로 거론한 세 가지 점에 있어서 고건씨는 어느 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
또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으려면 국회의원 수십 명 정도는 있는 당이어야 하는데 그런 당을, 국민적 신망을 받는 국회의원이 포함된 당을 만들 수 있을까.
7 ․ 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조순형 민주당 상임고문이 당선된 것을 두고 언론에서는 그가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민주당은 가라앉는 당이다. 민주당은 호남 유권자들에게도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우리당에 대한 무능, 오만, 독선에 대한 반사 심리로 우리당을 혼내야겠다는 심리로 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리와 같이 할 때만 해도 정통성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지역 당, 부패한 당, 구태의연한 당이란 이미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을 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시간은 민주당 편이 아니다.
결국 중도개혁세력 통합의 추동력은 우리당이 갖고 있다. 우리당이 국민의 신뢰를 일정 부분 회복하면 중심이 될 것이다. 나는 중도개혁주의 노선에 동의하면 어떤 개인이든, 어떤 세력이든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뷰스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의 결별, 시기만 남았다는 시각이 많다.
이목희 상황 예측 능력도 없고, 귀가 얇은, 뿌리가 얕은 정치인들이 그런 말을 하는데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탈당할 생각이 없고 우리도 탈당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참여정부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크던 작던 잘 매듭지어야 한다. 그 노력을 함께 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 다음에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면 그 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 상당 기간 이 구도로 간다고 본다. 서로 조건과 상황이 변화하면 그때가서 서로 협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난 국민들이 듣기에는 그렇게 잘못하고도 반성 안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중도개혁세력이 한 번 더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게 지금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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