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권 출범후 '로펌 전성시대'
[김진원의 로펌 이야기] <5> 로펌과 정치권력
노태우 정부때다.
A로펌이 당시 정권의 실세와 가깝다는 말이 나돌며, 은행 고문을 휩쓸었다.
은행 고문을 맡으면 기업의 사건을 수임하는 데도 유리하다. 채권은행으로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관리 사건은 채권은행이 동의하지 않으면 인가가 나지 않아 법정관리 신청이나 신청 업무를 대리할 로펌의 선정에 주거래은행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A로펌은 이무렵 봇물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한 법정관리 사건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물론 A로펌이 당시 법정관리 사건 등을 많이 맡아 여러 회사를 살려 낸 데는 무엇보다도 A로펌의 뛰어난 능력이 크게 기여했다고 보는 게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A로펌의 이런 배경 또한 사건 수임에 적지않은 도움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영삼 정부때도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B로펌의 관련 인사가 김 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가깝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규모에 비해 덩치 큰 사건을 잇따라 맡고 나섰기 때문이다.
B로펌 또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로펌이었다. 때문에 B로펌이 대형 사건을 몇개 더 맡았다고 이런 사정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분석이 꽤 설득력있게 퍼져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김대중 정부때엔 또다른 로펌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로펌은 DJ정부를 거쳐 참여정부 들어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로펌 업계가 발전하면서 '로펌과 정치'의 함수관계를 시사하는 이런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로펌도 하나의 기업인 데다,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로펌의 속성상 정치 권력과의 관계가 사건 수임 등 로펌의 비즈니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펌의 변호사들을 만나보면, 클라이언트(client. 고객)인 기업쪽에서 먼저 로펌의 이런 저런 배경을 따져가며 사건을 맡겨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로펌보다도 기업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배경 등이 사건을 맡는데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쳐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법적인 측면은 물론 가급적 당대의 정부에서 '힘 있는 대리인'을 내세워 분쟁에 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런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때로는 그것이 기업이 사건을 맡기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나온 참여정부에서도 이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과거 어느 정부때보다 증폭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이기도 했던 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대형 로펌은 아니지만, 지금은 법무법인이 된 해마루법률사무소에서 천정배 전 법무장관과 함께 활동했다. 또 '왕수석'이란 별칭을 들을 만큼 참여정부에 깊게 관여해 온 문재인 전 민정수석은 부산에 있는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를 지냈을 만큼 참여정부 인사중에 유독 변호사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강금실 초대 법무장관은 법무법인 지평 대표이기도 했다.
변호사업계에선 참여정부 초기부터 민변 계열의 법률사무소 등에 사건이 몰린다는 등 변호사 사무실의 부침에 관한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얼마후엔 주요 로펌의 사건 수임 실적이 통계로 분석돼 나오기도 했다.
올초 법률포털 로마켓(www.lawmarket.co.kr)은 주요 로펌의 사건 수임 내역을 분석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2003년 1월부터 2005년 6월말까지 최근 2년6개월간 대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건을 대상으로 법무법인의 수임 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비록 일부 로펌이 아예 제외되고, 소가(訴價)와 난이도 등 사건의 질적 차이 등이 반영되지 않은 채 송무사건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로펌의 수임 실적 등에 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마당에 의미있는 분석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에 따르면 법무법인 부산이 전국의 법무법인중 두번째로 많은 사건을 맡아 사건 수임 2위를 차지했다. 또 법무법인 화우가 '톱10'에 드는 등 참여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로펌들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게 뉴스였다. 언론들도 당시 대부분 그렇게 보도했다.
노 대통령과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한 때 몸담았던 법무법인 해마루는 13위에 올랐다. 화우는 또 변호사 70명 이상 대형 로펌들의 사건 수임 내역에선 1위로 집계됐다.
화우에 대해서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2003년 2월 법무법인 화백과 법무법인 우방이 합병해 합병법인으로 재탄생한 화우는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에서 노 대통령측을 대리한 데 이어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정부측을 대리하는 등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로펌이다. 특히 화백 시절부터 고위직 법관 출신을 많이 영입해 송무 분야가 강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소속변호사만 약 100명. 노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사시 17회)이자 동기중에서도 노 대통령과 특히 가깝게 지냈다는 '8인회' 멤버인 강보현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마찬가지로 8인회 멤버인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2005년 7월 재판관이 되기 전 화우에서 구성원 변호사로 활약했다. 또 노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도 화우 소속이다. 곽 변호사는 화우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미국 연수를 떠나 실무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화우 관계자는 "정부 관련 일을 더러 수임해 처리하고 있다"면서도, "화우의 발전은 우방과의 합병에 이어 자문이 발달한 법무법인 김신유와 또한번 합치는 등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화우는 두차례의 합병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사건이 느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메이저 로펌중 하나다. 따라서 로마켓 분석대로 송무사건 등을 휩쓸고 있는 게 참여정부와의 가까운 인연 때문이라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또하나 흥미있는 일이 주요 로펌에서 일어났다.
몇몇 로펌에서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사시 17회 주자들이 대표변호사에 일제히 포진하게 된 것이다. 대표변호사란 기업으로 치면 CEO쯤에 해당하는 자리로, 대외적으로 해당 로펌을 대표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지난해 2월.
법무법인 화우가 합병 2주년을 맞아 지휘부를 교체했다. 핵심은 노 대통령과 동기인 강보현 변호사의 대표변호사 선출. 그가 여러 공동대표중 한 명이 된 것이다.
비슷한 무렵 법무법인 광장에서도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김병재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지휘부에 진입했다.
법무법인 충정에선 역시 사시 17회 출신인 장용국 변호사가 공동대표중 한 사람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시 17회 출신은 법원과 검찰 등에서도 주요 보직을 차지하며 법조계를 이끌고 있는 법조의 중견이다.
얼마 전 2명의 대법관이 나왔으며, 헌법재판소에도 노 대통령 동기 2명이 재판관으로 봉직하고 있다. 또 정상명 검찰총장에 이어 주요 고검장 자리에 사시 17회가 포진해 검찰을 이끌고 있다. 법무장관 물망에도 단골로 오르내리는 게 17회 주자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주요 로펌의 대표에 사시 17회가 진출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자연스런 세대교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화우, 광장, 충정의 새 대표가 된 세 사람은 한결같이 실력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해당 로펌의 대표주자들이다.
그러나 당시 변호사업계에선 대통령 동기라는 배경 등이 대표변호사 선출에 감안되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나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로펌은 원래 전문성을 핵심으로 하는 경쟁력에 명성이 좌우되는 고도의 지적서비스 집단이다. 특히 법치의 확산에 기여해야 하는 재야법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더욱 중요시된다. 일반 기업과는 달리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로펌이 정치 권력과 인연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사건 수임 등에서 행여 득을 보는 일이 생긴다면, 이것이야말로 신판 정경유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로펌의 발전을 위해서도 정치 권력과의 이런 저런 얘기들은 말 그대로 얘기로 끝나야 한다.
A로펌이 당시 정권의 실세와 가깝다는 말이 나돌며, 은행 고문을 휩쓸었다.
은행 고문을 맡으면 기업의 사건을 수임하는 데도 유리하다. 채권은행으로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관리 사건은 채권은행이 동의하지 않으면 인가가 나지 않아 법정관리 신청이나 신청 업무를 대리할 로펌의 선정에 주거래은행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A로펌은 이무렵 봇물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한 법정관리 사건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물론 A로펌이 당시 법정관리 사건 등을 많이 맡아 여러 회사를 살려 낸 데는 무엇보다도 A로펌의 뛰어난 능력이 크게 기여했다고 보는 게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A로펌의 이런 배경 또한 사건 수임에 적지않은 도움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영삼 정부때도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B로펌의 관련 인사가 김 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가깝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규모에 비해 덩치 큰 사건을 잇따라 맡고 나섰기 때문이다.
B로펌 또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로펌이었다. 때문에 B로펌이 대형 사건을 몇개 더 맡았다고 이런 사정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분석이 꽤 설득력있게 퍼져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김대중 정부때엔 또다른 로펌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로펌은 DJ정부를 거쳐 참여정부 들어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로펌 업계가 발전하면서 '로펌과 정치'의 함수관계를 시사하는 이런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로펌도 하나의 기업인 데다,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로펌의 속성상 정치 권력과의 관계가 사건 수임 등 로펌의 비즈니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펌의 변호사들을 만나보면, 클라이언트(client. 고객)인 기업쪽에서 먼저 로펌의 이런 저런 배경을 따져가며 사건을 맡겨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로펌보다도 기업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배경 등이 사건을 맡는데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쳐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법적인 측면은 물론 가급적 당대의 정부에서 '힘 있는 대리인'을 내세워 분쟁에 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런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때로는 그것이 기업이 사건을 맡기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나온 참여정부에서도 이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과거 어느 정부때보다 증폭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이기도 했던 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대형 로펌은 아니지만, 지금은 법무법인이 된 해마루법률사무소에서 천정배 전 법무장관과 함께 활동했다. 또 '왕수석'이란 별칭을 들을 만큼 참여정부에 깊게 관여해 온 문재인 전 민정수석은 부산에 있는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를 지냈을 만큼 참여정부 인사중에 유독 변호사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강금실 초대 법무장관은 법무법인 지평 대표이기도 했다.
변호사업계에선 참여정부 초기부터 민변 계열의 법률사무소 등에 사건이 몰린다는 등 변호사 사무실의 부침에 관한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얼마후엔 주요 로펌의 사건 수임 실적이 통계로 분석돼 나오기도 했다.
올초 법률포털 로마켓(www.lawmarket.co.kr)은 주요 로펌의 사건 수임 내역을 분석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2003년 1월부터 2005년 6월말까지 최근 2년6개월간 대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건을 대상으로 법무법인의 수임 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비록 일부 로펌이 아예 제외되고, 소가(訴價)와 난이도 등 사건의 질적 차이 등이 반영되지 않은 채 송무사건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로펌의 수임 실적 등에 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마당에 의미있는 분석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에 따르면 법무법인 부산이 전국의 법무법인중 두번째로 많은 사건을 맡아 사건 수임 2위를 차지했다. 또 법무법인 화우가 '톱10'에 드는 등 참여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로펌들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게 뉴스였다. 언론들도 당시 대부분 그렇게 보도했다.
노 대통령과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한 때 몸담았던 법무법인 해마루는 13위에 올랐다. 화우는 또 변호사 70명 이상 대형 로펌들의 사건 수임 내역에선 1위로 집계됐다.
화우에 대해서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2003년 2월 법무법인 화백과 법무법인 우방이 합병해 합병법인으로 재탄생한 화우는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에서 노 대통령측을 대리한 데 이어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정부측을 대리하는 등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로펌이다. 특히 화백 시절부터 고위직 법관 출신을 많이 영입해 송무 분야가 강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소속변호사만 약 100명. 노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사시 17회)이자 동기중에서도 노 대통령과 특히 가깝게 지냈다는 '8인회' 멤버인 강보현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마찬가지로 8인회 멤버인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2005년 7월 재판관이 되기 전 화우에서 구성원 변호사로 활약했다. 또 노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도 화우 소속이다. 곽 변호사는 화우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미국 연수를 떠나 실무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화우 관계자는 "정부 관련 일을 더러 수임해 처리하고 있다"면서도, "화우의 발전은 우방과의 합병에 이어 자문이 발달한 법무법인 김신유와 또한번 합치는 등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화우는 두차례의 합병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사건이 느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메이저 로펌중 하나다. 따라서 로마켓 분석대로 송무사건 등을 휩쓸고 있는 게 참여정부와의 가까운 인연 때문이라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또하나 흥미있는 일이 주요 로펌에서 일어났다.
몇몇 로펌에서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사시 17회 주자들이 대표변호사에 일제히 포진하게 된 것이다. 대표변호사란 기업으로 치면 CEO쯤에 해당하는 자리로, 대외적으로 해당 로펌을 대표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지난해 2월.
법무법인 화우가 합병 2주년을 맞아 지휘부를 교체했다. 핵심은 노 대통령과 동기인 강보현 변호사의 대표변호사 선출. 그가 여러 공동대표중 한 명이 된 것이다.
비슷한 무렵 법무법인 광장에서도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김병재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지휘부에 진입했다.
법무법인 충정에선 역시 사시 17회 출신인 장용국 변호사가 공동대표중 한 사람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시 17회 출신은 법원과 검찰 등에서도 주요 보직을 차지하며 법조계를 이끌고 있는 법조의 중견이다.
얼마 전 2명의 대법관이 나왔으며, 헌법재판소에도 노 대통령 동기 2명이 재판관으로 봉직하고 있다. 또 정상명 검찰총장에 이어 주요 고검장 자리에 사시 17회가 포진해 검찰을 이끌고 있다. 법무장관 물망에도 단골로 오르내리는 게 17회 주자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주요 로펌의 대표에 사시 17회가 진출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자연스런 세대교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화우, 광장, 충정의 새 대표가 된 세 사람은 한결같이 실력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해당 로펌의 대표주자들이다.
그러나 당시 변호사업계에선 대통령 동기라는 배경 등이 대표변호사 선출에 감안되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나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로펌은 원래 전문성을 핵심으로 하는 경쟁력에 명성이 좌우되는 고도의 지적서비스 집단이다. 특히 법치의 확산에 기여해야 하는 재야법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더욱 중요시된다. 일반 기업과는 달리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로펌이 정치 권력과 인연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사건 수임 등에서 행여 득을 보는 일이 생긴다면, 이것이야말로 신판 정경유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로펌의 발전을 위해서도 정치 권력과의 이런 저런 얘기들은 말 그대로 얘기로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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