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 다음 희생양은 '생보사'
[송기균의 '마켓 뷰'] 채권투자 손실 눈덩이
30일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3.3% 하락한 데 비해 생명보험업종지수는 14.5% 폭락했다. 시장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업종으로 인식되었던 생명보험업종이 금융시장의 변동에 크게 휘둘리는 이유가 뭘까?
보험자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시장의 약세와 주식형퇴직연금에서의 손실이 그 이유다.
전통적으로 보험사들은 보험자산을 회사채와 지방채에 투자해 왔다. 그러므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부실이 커진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인식되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미국 기업들의 파산이 급증하고 회사채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줄을 이어 채권투자 손실이 급증하였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증권에 투자한 보험사의 경우 향후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생명보험사들이 직면한 또 다른 위험은 주식형퇴직연금에서의 잠재손실이다. 작년 이후 주식가격이 폭락하자 보험사들의 손실부담액이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재무구조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생명보험사들의 신용등급이 계속 하강하고 있는 것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링컨 내셔널 생명보험은 지난 3월19일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하향하자 지난 1월 신청했던 미예금보험공사 보증에 의한 채권발행을 30일 자진 철회하였다. 이로 인해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10억불 부채의 상환재원 마련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소식이 나오자마자 동사의 주가는 38% 폭락하였다.
자산규모로 미국 최대이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트라이프 생명보험사의 경우도 잠재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2백98억불의 미실현손실 때문이다. 회계준칙에 따라 손익계산서에 계상하는 것을 면제받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를 계속한다면 결국 회계상 손실로 실현해야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생명보험업종이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의 회복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정적이라고 인식돼 왔던 생명보험업종이 마치 하나의 큰 헤지펀드가 된 형국이다.
“S&P500지수가 650선 아래로 내려가서 거기에 상당기간 머무른다면 일부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31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 보도한 씨티그룹 애널리스트인 콜린 데빈의 우려가 현실화 된다면 금융위기의 또 하나의 희생양이 태어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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