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스스로 깨질 준비를 해야만 한다."

김효석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호남지역당을 탈피하기 위해선 "다양한 정치세력들과 연대해 민심을 대변해야만 한다"며 이를 위해 "스스로를 버리고 깨질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조만간 이낙연, 최인기 의원 등 당내 일부가 고건 전 총리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면서도 "날아가려고 해도 날아갈 곳이 있느냐 말이다. 날았다고 치자 어디로 가겠느냐 "고 최근 정체 위기를 겪고 있는 고건 전 총리 캠프 쪽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빗대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내 상황변화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결을 앞둔 한화갑 대표 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겠나"면서도 " (재판은) 적어도 확정될 것이니까 당내 역학관계가 그에 따라(시기와 관계없이 재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급격한 당권 경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성북 을에 출마한 조순형 전 대표가 탄핵 재평가론을 내걸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런 점이 우려가 된다. 조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소신피력 정도로 끝내야지 옳다"며 "이번 선거와 관련시키는 것은 그를 위해서라도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미래를 위해서 표를 달라는 것이 더 나을 것 "이라고 미래비전 부재 속에 과거 원한만을 부각시키려는 조 전 대표의 전략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또 조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반 노무현 기류 상승 전망에는 "정부 비판에 대한 강도나 당의 대오가 현재보다는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좋은 점에 있어서 그렇고 기조에 약간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의 근본 정체성이나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최근 정계개편을 앞두고 자신이 여야 의원들과 꾸리고 있는 모임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여야 의원들에게 글을 써서 따뜻한 생활정치를 제안했다"며 "그 모임이 잘되면 정파를 떠나 같이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대권 후보까지 정파를 떠나 같이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12일 있었던 김효석 원내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성북을 선거 황산벌 전투 임하는 자세로 치르겠다"

뷰스앤뉴스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7.26 재보궐 선거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김효석 원내대표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힘을 잃었고 민주당이 나서서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하고 민심을 담아낼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성북 을을 황산벌 싸움과 같은 전투를 치를 최대 승부처로 내걸고 있다. 지금까지 지방선거는 예비과정이었고 이번에 국민들이 우리 손을 들어주게 되면 따뜻한 생활정치를 해나가겠다.

호남 지역정당이니 과거 지향 정당이니 말을 많이들 하는데 지난 2년 동안을 생각해 봐라. 총선이후 열린우리당의 창당이라는 것은 민주당의 소멸을 전제로 의미가 있어왔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쳤고 적은 의석으로 새로운 구상을 밝히기도 벅찬 상황이 이어졌다. DJ를 팔고 정통 야당 50년 역사도 팔면서 생존해야 했고 그런 점에서 구시대 과거의 정당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뷰스 구체적으로 7.26 재보궐 선거의 초점이 되고 있는 성북을 지역과 조순형 후보에 대해 짚어보자. 성북 을에 출마한 조 전 대표가 과거 탄핵에 대한 재평가를 받겠다며 심판론을 내걸고 있다. 아직 탄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데 기조를 잘못 잡은 것이 아닌가?

김효석 그런 점이 우려가 된다. 조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소신 피력 정도로 끝내야지, 이번 선거와 관련시키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미래를 위해서 표를 달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조 전 대표는 나이에 비해 개혁적이고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는 인물이다. 소신과 원칙을 지켜와 '미스터 쓴소리'로 불려왔고 과거 정치를 돌아봐도 의정활동 최우수 의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열어가려는 따뜻한 생활정치를 펼치는 데 적임자라는 생각이다.

뷰스 조순형 전 대표가 당선돼 당에 들어오면, 반노무현 전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열린우리당과의 정계개편에 영향을 받지 않겠나.

김효석 노무현 정부에 대한 잘잘못을 가장 논리적으로 비판해 낼 사람이 바로 조순형 전 대표인 것은 맞다. 또 정부 비판에 대한 강도나 당의 대오가 현재보다는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점에 있어서 그렇고 기조에 약간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의 근본 정체성이나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으리라고 본다.

뷰스 조 전 대표가 당선 뒤 당직을 곧바로 맡지는 않겠지만 과거 당대표로서 무게감이 있으니 당내 역할에 변화가 있지 않겠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한화갑 대표의 거취 문제도 맞물려 있는 상황인데?

김효석 우선 내년 전당대회가 있다. 전대를 통해 당원들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겠나. 한화갑 대표 문제도 이번에 재판부가 새롭게 구성됐기 때문에 재판이 마무리 될 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재판은) 적어도 확정될 것이니까 당내 역학관계가 그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

뷰스 조 전 대표의 출마를 권유하고 직접 지지에 나선 이들은 당내 비주류들이었다. 특히 수도권 출신 16대까지의 의원들이다. 성북을 결과에 따라 주류 비주류간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겠나.

김효석 원외세력들에 대한 포용도 중요하고 도움을 받을 것이 있으면 조 전 대표의 활동을 계기로 받아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너무 과거 지향적인 구태의 원외세력까지 포함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미래라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됐으면 한다. 또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올수록 좋지 않겠는가 조 전 대표도 나오게 되면 과거 전 대표로서의 상징성이 있는 것이고 민주당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오히려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아직 깨지기는 이르다. 날아갈래야 날아갈 곳이 없어"

뷰스 열린우리당과의 연대에서 고건 지지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연대가능성이나 독자세력화를 주장하는 측까지 민주당의 진로를 놓고 당내에서 백화제방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김효석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날아가려고 해도 날아갈 곳이 있느냐 말이다. 날았다고 치자 어디로 가겠느냐

또 다양한 색깔 이야기를 하는데, 여러 색깔은 지금은 단점보다는 민주당이 가진 강점이기도 하다. 수는 적지만 강한 정당이 되자는 것인데 말 그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여러 색깔을 가지는 것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뷰스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인가?

김효석 우리에게는 고건 카드가 항상 소중한 카드가 될 것이다. 그래서 고건 카드가 끝까지 소중한 카드로 쓸 수 있도록 남아있어 줬으면 좋겠다. 밖에서 희망연대가 잘되니 마니 말들이 많은데 걱정도 된다.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도 (정계개편이)어떤 방향으로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가든 간에 고건 카드는 늘 상수다.

뷰스 같은 연장선상에서 여당의 향후 행보는 어떨 것으로 보나?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입각을 제의하는 등 김 의원은 여당 일부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김효석 열린우리당은 항상 어려울 때 하는 이야기가 창당초심인데, 국민들은 그 창당 초심이 잘못됐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각자 어차피 갈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빨리 탈당을 해서 정치지형을 정리한 다음에 대선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본다.

"여야 넘나드는 새로운 생활정치 모임꾸리고 있다"

뷰스 그럼 향후 어떤 정치세력이 부각돼야 한다고 보는가. 정치지형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김효석 최근 여야 의원들에게 글을 써서 따뜻한 생활정치를 제안했다. 내가 주장하는 따뜻한 생활정치 구현에는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그것은 당파를 떠나서 한국 정치발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정파와 지역을 넘어 고민을 나누자는 것이다.지금은 비공식적인 모임인데 뜻을 같이 하자고 연락을 해온 이들이 있고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해서 한국 정치 개편의 새로운 방향과 새로운 화두를 만들 생각이다.

뷰스 민감한 시기에 전문가까지 동원해서 여야를 넘는 모임이 꾸려지는데는 의혹이 따라 붙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구체적으로 정계개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직인가.

김효석 원내대표가 되기 전부터 고민을 했던 것인데 원내대표를 맡은 다음에는 상당히 고민이 된다. 잘못하면 오해를 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모임은 민주당을 떠나 보다 큰 흐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데 취지가 있다. 그러나 우선은 민주당부터 실천을 할 것이고 다른 당 소속 의원들도 자기자리에서 생활정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그것이 잘 되면 그 모임이 잘되면 정파를 떠나 같이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대권 후보까지 정파를 떠나 같이 만들 수 있지 않겠나

단지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현재 정치가 정책에 이념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념을 걷어내고 생활철학을 가지고 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대립구도를 풀고 보겠다는 것이고 민심을 담아내는 정치를 실현해 보겠다는 것이다.

또 인물중심을 탈피해 여야를 넘나들 수는 있지 않을까 그 정도까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사실은 모임도 비공개로 하고 싶었다.

"인물 중심 정계개편은 반대한다"

뷰스 인물중심을 탈피하겠다는 말을 했다. 당내 일부에서 고건 전 총리 캠프까지 참여하며 비판을 받는데 당내 일각에서는 이를 인물중심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여도 되겠는가 ?

김효석 인물중심론은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만 민주당은 민주당의 법통을 이어갈 사람이라면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또 당 자체로 봐도 창당 수준의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호남 맹주론으로 지역감정에 갇힌 정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를 버리는 한이 있어도 큰 정치의 흐름에 새로운 틀을 짰으면 좋겠는 말이다.

"한화갑 대표의 독자세력화는 그냥 죽자는 것"

뷰스 한화갑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조건으로 연대 논의를 해 볼 수 있다고 했지만 당내에서 고건파, 우리당파와 별도로 독자파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특히 한 대표는 당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 김 의원이 말한 큰 틀의 가치와는 배치되는데 ?

김효석 독자세력화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이를 계속해서 고집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민주당이 현재의 자원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명백히 한계가 있고 정치를 생산해 내는데 있어서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이런 형태라면 어디까지나 주변 세력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민주당이 무중력 상태에 있는 공백기를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스스로 깨질 준비를 해야만 한다. 과거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가려 해도 다양한 정치세력들과 연대해 민심을 대변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과 채널 없다. 끈끈한 인연은 오해"

뷰스 아직 여권 특히 대통령과의 채널에 대한 답변을 않했다. 교육부 장관 입각 제안 등 청와대와 상당히 친밀도가 높은데

김효석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을 맡아했고 그런 인연으로 지속적으로 정책과 관련된 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입각은 노 대통령이 고맙게 생각해서 제안을 한 것이고 나도 당시에 순수한 마음에서 고사했을 뿐이다.

뷰스 최근에도 부동산 대책과 개헌 문제 등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아는데?

김효석 일부 안타까운 일이 있어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다. 또 공개된 문서를 전달한 것이고 비공개 서류가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겠다. 노무현 정부가 어쨌든 처음에 집권하기를 바랐던 한 사람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을 뿐이다. 대통령과의 채널이라는 것은 없다.

뷰스 요즘 한나라당이 내년 집권을 위해 호남 민심잡기에 열심인데...

김효석 한나라당이 보수 개념을 넘어 생활정치로 나오는 경우는 민주당과도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한나라당이 얼마만큼 변하느냐 여부와 민심을 담는 따뜻한 생활정치에 동참할 수 있느냐라는 전제 조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탄생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색채가 보수로 짙어졌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