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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하면 北 핵실험 강행할 수도"

헤이즈 전망, 리처드 부시 "北, 핵포기 협상 아예 원치 않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같은 분석은 북한이 유엔 제재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상황 하에서 나온 것이어서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미국 압력에 굴복 모습 안보이려 핵실험할 수 있어"

한반도 관련 연구소인 노틸러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호주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의 피터 헤이즈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배경에는 내부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RFA가 14일 인터넷판을 통해 전했다.

그는 "북한이 대포동 1호를 발사한 1998년 방북했을 당시에도 북한의 당 고위 간부가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야 굶주리고 있는 인민들에게 그나마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고, 군부와 관료들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계속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헤이즈 교수는 이어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9월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에서 공동합의가 나왔지만, 그 뒤 미국의 방해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북한은 판단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하자는 군부와 강경파들의 손을 들어줘 대내적으로 강력한 지도자의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특별히 이 시점에서 미사일 발사를 단행한 배경에는 외부조건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미사일을 발사해도 더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북한이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5월말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함으로써 대북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핵문제 협상에 나설 뜻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또 중국은 쉽게 북한을 내버릴 처지가 못 되는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미사일 발사로 일본을 자극해서 미국의 관심까지 끌겠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이즈 교수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로 일단 전세계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만큼, 앞으로는 다시 미국과의 협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이 어떤 형태로든 통과될 움직임을 보인다면, 북한에게는 심한 굴욕이 될 것이며 김 위원장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헤이즈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협상용으로 계속 써먹기 위해 완전한 핵실험보다는 핵실험 전단계의 활동을 먼저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틸러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호주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의 피터 헤이즈 교수. ⓒ 호주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


호주 출신으로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공부한 헤이즈 교수는 에너지와 안보문제 전문가로 북한의 에너지난 해결을 위해 소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 사업을 위해 북한을 7차례나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5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환경관련 연구소를 운영한 뒤 이후 북한 문제 연구에 나서 지난해 9월 '6자회담에서의 경수로' 등 76년 이후 2백편 이상의 북한 관련 논문 및 저서를 펴낸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특히 그가 운영하고 있는 멜버른 공과대학 부설 노틸러스연구소는 세계적인 북한전문가들이 수시로 기고하며 북한관련 정보와 연구성과 및 최근 북한 동향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북한관련 싱크탱크로 이름이 높다.

리처드 부시 "북한이 핵포기 협상을 아예 원치않을 수 있다"

한편 북한이 중국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에 대한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은 북한이 아예 핵포기 협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민간연구소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처드 부시 박사도 RFA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외교 노력이 충분했는 지의 평가를 현 시점에서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포기 협상을 아예 원치 않을 수 있고 부시 행정부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끄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부시 박사는 아울러 "북한이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 경우) 직면할 수 있는 국제적 압력은 강한 비난 정도밖에는 없고 군사적 성격의 압력은 불가능하며 경제적 압박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중국이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안보리 의장 성명보다 격이 높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찬성한 것은 중국으로서는 매우 큰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처드 부시 박사. ⓒ 브루킹스연구소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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