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식 <독립신문> 대표가 또 사고(?)를 쳤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터넷 <독립신문>에 지난 3년간 게재한 노무현 대통령 비하 패러디물들을 엮어 13일 단행본으로 펴낸 것. 우리사회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오랜 논박이 또한번 재연될 전망이다.
신씨가 펴낸 이번 패러디 책 제목은 <신혜식의 패러디, 노무현의 정체>(조갑제닷컴 간). 금주 중으로 서울시내 주요 대형서점을 비롯한 전국 서점가에 깔릴 예정이다.
유시민.이해찬.천정배.강금실 등 친노인사 모조리 조롱. 비하
이 책에서는 대통령 비하 패러디물은 물론이고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천정배 법무부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등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이 모두 신씨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비정치인으로는 KBS 정연주 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지율 스님, 영화배우 명계남 등이 패러디물에 포함돼 있다.
특히 책 표지 사진을 장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곁에는 노 대통령과 천 법무장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나란히 표지사진에 걸린 이유는 지난 해 말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필화사건 당시 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풍자한 것이다.
신씨의 새 책 표지사진에 실린 패러디물. 강정구 교수를 구하기 위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함께 공동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뷰스앤뉴스
신씨는 볼셰비키 혁명 사진에 노 대통령 얼굴을 합성시켜 넣는가 하면, 사망한 김일성 북한 주석에 읍소하고 있는 노 대통령을 표현한 사진도 실었다. 한마디로 신씨의 패러디물은 철저히 노 대통령을 친북세력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이밖에도 신씨의 책에는 ‘노무현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기 싫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노 대통령이 속옷만 입고 아기를 낳는 장면도 들어가 있는 등 노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지난 해, 저격 패러디, 인민군복 패러디로 검찰 수사받은 적 있어
패러디 문제로 신씨의 <독립신문> 사무실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것만 해도 2번이나 된다. 신씨는 지난 해 노 대통령을 저격하는 장면을 묘사한 '저격 패러디‘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또 인민군복을 입은 노 대통령을 묘사한 패러디물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매체에 올려 물의를 빚었고 이 역시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패러디물 책 발간과 관련, “현 정권의 실정(失政)은 하루에도 몇 개씩 패러디를 만들어 비판을 해도 남을 정도의 아이디어를 주기 때문에 고갈 고민은 없다”며 앞으로도 비난여론에 개의치 않고 왕성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벌써 선 주문이 1천부를 넘었다”며 “앞으로 이 문제로 검찰이나 청와대 측에서 나를 탄압하는 작업을 벌여도 나는 꾸준히 패러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인민복 패러디 사건으로 경찰 수사까지 받은 신혜식씨의 패러디물. ⓒ뷰스앤뉴스
與 “영리에까지 이용하나, 치졸하다” 비난
신씨의 책 발간 소식에 열린우리당은 “어이없다”며 대응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일반여론과 동떨여져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는 문제의 패러디물을 출간해 영리에 이용까지 한다니 치졸하다"며 "신혜식 씨라는 사람 자체도 꼴통보수라 불리우는 극우 세력을 자극해 사회 갈등을 부추겨온 부정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에도 해당 패러디물 서적이 수사 대상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해 신씨의 저격패러디물에 대해서는 경찰이 인지수사 과정을 통해 명예훼손이 아닌 ‘협박미수혐의’로 신씨를 불구속 입건 처리한 바 있다.
관계당국의 수사이외도 해당 책이 원활하게 시중에서 유통 될 지도 미지수다.
현행 출판및인쇄진흥법 시행령(10조) 간행물 유해성 세부심의기준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거나 체제전복 활동을 고무 또는 선동하여 국가의 안전이나 공공 질서를 뚜렷이 해치는 것’을 규정하고 있어 시중 유통과정에도 신씨 책은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