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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여승무원들의 ‘눈물편지’ 엮어 책 발간

파업 133일차, 남은 인원은 1백50명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한 KTX 여승무원들의 파업이 11일로 1백33일째를 돌파했다. 3백70여명으로 시작한 이들의 파업은 1백일 넘는 투쟁과정에서, 그리고 복귀를 거부하고 버티던 여승무원들을 철도공사가 대량 정리해고 하는 과정에서 이제 남은 인원은 고작 1백50여명.

여승무원들은 그간 현장에서 높은 현실에 부딪히며 흘린 눈물을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철도노동조합 KTX 열차승무지부는 11일 ‘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도서출판 갈무리, 160쪽, 정가8천원)라는 에세이 형식의 문집을 펴냈다.

여승무원들은 다음과 같은 말로 이번 문집 발간의 의미를 갈음했다.

“KTX 승무원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바늘구멍 같은 취업난 속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라는 이유로, 이 땅의 비정규직의 현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위탁을 통한 간접고용이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의 포기를 강요받아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는 이유로, 이런 모든 소망과 바람을 버려야 한다면 이 땅은 저희들이 살아갈 땅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부당함이 저희의 부단한 노력에도 고쳐질 수 없는 것이라면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무슨 희망을 안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총 4부로 구성된 KTX 여승무원들의 문집은, 1부(스트라이크 다이어리), 2부(어두운 터널을 우리들은 걸어왔다), 3부(기다림만큼 완벽한 것은 없다)에 수록된 글들은 대부분 여승무원들이 직접 쓴 글들로 채웠고, 4부(저 별빛)는 KTX 여승무원들의 공사 직고용을 촉구하는 문인들(이경자, 조정, 김자흔, 백무산, 홍일선, 오철수, 김창규 등 16인)의 글로 채워졌다.

여승무원들은 책 후기를 통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KTX 승무원으로 자부심과 포부를 갖고 열심히 일하고 싶었다”며 “항공사 객실 승무원이 오랜 역사 속에서 안전과 서비스를 담당하며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인식됐듯이 KTX 승무원도 KTX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안전과 서비스를 담당하며 꼭 필요한 존재로 KTX와 함께 성장해가고 싶었다”고 처음 KTX에 오를 당시 자신들이 꿈꿨던 ‘미래’를 고백했다.

여승무원들은 “이 책은 백일 넘도록 파업을 통해 국민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를, 노동자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는 KTX 승무원들의 생생한 삶의 애환을 담았다”며 “이것이 비단 저희만의 삶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좀더 많은 분들이 이 척박한 현실 속에서 따뜻하게 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파업 1백33일차를 맞고있는 KTX 여승무원들은 비정규직이라 할지라도 공사의 직접고용만이 KTX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뷰스앤뉴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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