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급거 방문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방북 하룻만인 11일 급거 귀국하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가 다시 중국으로 긴급 파견되는 등 북한 미사일 사태를 둘러싸고 중국, 미국 등 관련국들이 숨가쁘게 움직여 귀추가 주목된다.

우다웨이, 방북 하룻만에 급거 귀국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11일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 미사일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논의를 위해 방북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날 중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 부부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친선방문단의 항공편을 함께 이용해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우 부부장은 이날 평양에서 김계관 북한측 6자회담 대표를 만나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김 대표와 회담을 가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북한을 방문한 우 부부장은 당초 오는 15일까지 북한에 머물 예정이었다.

우다웨이는 방북 전인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한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북핵 6자회담을 활용하면서 북한과 미국 2개국간 회담을 만드는 것이 지혜"라고 말했었다. 그는 "북한의 이번 행동은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한 부분이 많다"고 북한의 입장에 대한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방북시) 적절한 방법으로 반드시 (국제여론을) 북한에 전하겠다"고 말해,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이 북-미간 직접대화를 중개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힐 차관보 재차 중국 긴급방문

중국과 한국을 방문하고 현재 일본 도쿄에 체류 중이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재차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우다웨이 부부장이 귀국했다는 보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발표를 통해 "힐 차관보를 중국으로 다시 파견했으며 북한 문제와 관련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우 부부장을 다시 만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측 입장을 전해받은 뒤 추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비공식 6자회담' 참여할까

외교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미국의 긴박한 움직임을 볼 때 북한이 모종의 입장 표명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미사일 추가발사 자제를 촉구하며, 중국이 제안한 내주중 중국 선양에서의 '비공식 6자회담'에 북한이 참석할 경우 '북-미 양자회담'을 주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미국은 이같은 중재안에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도, 만약 북한이 불참할 경우 나머지 5개국이 참여해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대북봉쇄용 5자회담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류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막지 못할 경우 중국 해안도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사정거리 1천6백km)을 일본과 대만에 팔 수 있다는 강력 경고를 했고 이에 우다웨이 부부장의 평양 긴급 방문을 촉발한 것으로 알려져, 과연 중국에 대해 어떤 입장을 통고했는지에 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