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우리당 지도부, '김병준 교육부총리' 수용키로

당청 갈등 우려해 의원들에게 '김병준 함구령'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나 당정청의 원활한 협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력하기로 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3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오후 단행할 개각과 관련해 이같이 '수용'을 당론으로 정했다.

김근태 의장과 우상호 대변인은 각각 비상대책위원회 모두 발언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김병준 전 정책실장의 경제부총리 기용과 관련, 우리당 일부 의원이 제기한 부정적 의견을 당지도부가 지난 30일 의원 워크숍 결과를 전달하면서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우리당 지도부는 당내 일부 부정적 의견이 존재하더라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되어야 한다"며 수용을 당론으로 전했음을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어 "김 전 실장의 부총리 기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들에게 당부한다"며 "당에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청와대에 전달했으므로 개인적인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당청간 인사권을 놓고 갈등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함구령을 주문했다.

우 대변인은 브리핑을 마치며 "'세금폭탄'이란 조어는 김 전 실장이 만든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만든 것을 한나라당이 확장시켰다"고 김 전 실장을 비호하며 "김 전 실장이 적어도 능려과 도덕성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없다"며 주장했다.

당, 언론 보도 통해 개각 소식 접해

한편 이번 개각과 관련해 우리당은 지난 30일 오후 언론을 통해 개각과 관련한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개각에 대해 어떤 언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5. 31지방선거 평가 워크숍에서 모 의원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입안한 김병준 전 실장을 거론하며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민심이 이반했다는 지적을 할 때만 해도, 김 전 실장 기용은 문제가 있다는 게 지배적 당론이었다.

그런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그 직후 전해진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설'. 이에 일부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며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짓한 당 지도부가 워크숍 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이런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김병준 함구령'을 내린 탓인지 김 전 실장의 기용 소식이 전을 당시만 해도 "문제있는 것 아니냐"며 이견을 제시하던 의원들 대부분은 입을 다물고 있다. 코멘트를 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거론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우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초지일관' 소속 의원은 당내 이런 분위기에 대해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만나 잘해보자고 악수한 지 1주일도 안 된 마당에, 이의제기를 하면 당청간 관계가 악화되기 싶상인 터라 지금 당장 입장 표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과 정가 관측통들은 당과 청와대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 현 시점에서 당청 간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명분에 의해 조심스럽게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질 경우, 모양새는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경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