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2일 시민사회단체와 노조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PD수첩>의 광우병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명령’을 수용해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MBC는 이날 밤 10시 39분께 올림픽 특집 <뉴스데스크>가 끝난 직후 2분 동안 PD수첩에 대한 사과문을 방송했다. MBC보도국 기자 40여명이 뉴스센터 앞에서 사과 방송 테이프를 일일이 검사하는 등 실력저지에 나섰지만 사측은 자회사인 MBC플러스를 통해 우회방송됐다.

사과문은 통상 해당 프로그램의 도입부나 방송분이 끝나면 고지되나, 이날 <PD수첩>이 올림픽 특집 편성으로 결방됐기에 <뉴스 데스크> 마지막에 고지됐다.

MBC는 사과문을 통해 “'PD수첩'이 미국 시민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물학대 동영상과 광우병 의심환자 사망소식을 다루면서 여섯 가지 오역과 진행자가 주저앉은 소에 대해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하는 표현을 방송하고, 한국인이 서양 사람보다 인간 광우병에 더욱 취약하다며 '한국인이...인간 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는 내용을 방송하고,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다루면서, 미국의 도축시스템ㆍ도축장 실태ㆍ캐나다 소 수입ㆍ사료통제 정책 등에 대해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MBC는 이어 “이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및 제3항,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를 위반한 것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조치 결정에 따라 방통위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받았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사측이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사과방송을 내보냄에 따라 엄기영 사장 퇴진운동을 비롯한 공영방송 사수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열린 6차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조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도부 유고 사태에 대비하 차기 지휘부를 선임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노조는 또 조합원에 대한 경찰의 강제체포, 압수수색에 맞서 ‘공영방송 사수대’를 구성해 24시간 가동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