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갑부 1~2위 버핏-게이츠의 '위대한 우정'
워렌 버핏, 재산 대부분 게이츠재단에 기부. 한국재계의 타산지석
'투자의 신'이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겸 CEO(75)가 25일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인 총 3백70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내달부터 5개 자선단체에 매년 기부키로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50)이 자신의 5백억달러 재산의 95%를 사회에 기부키로 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다.
이같은 세계 1, 2위 갑부인 빌 게이츠, 워렌 버핏의 잇따른 '멋진 선택'은 무수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버핏, "전재산 85%, 사회에 돌려주겠다"
세계 최고 투자-보험사인 버크셔 헤더웨이는 25일(현지시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자사 회장인 워렌 버핏이 게이츠 MS회장 부부가 운영하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게이츠 회장 자녀들이 운영하는 3개 자선단체, 작고한 그의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만든 자선단체 '수잔 톰슨 버핏 재단' 등 5개 자선단체에 매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주식을 기부키로 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지분 약 31%를 갖고 있는 버핏 회장의 재산 규모는 23일 현재 주식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4백40억달러(한화 4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츈>지 최신호(7월10일자) 인터넷판은 25일 이와 관련, 버핏이 내달 1일 60만2천5백주의 B급 주식(23일 종가 18억달러)을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7월 보유주식의 5%씩을 계속 기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게이츠 재단은 내달 1일 50만주의 주식, 15억달러 상당을 기부받는 등 버핏의 전체 기부 주식 가운데 83% 이상(3백억달러 상당)을 받게 돼 현재 재단규모가 2백91억달러인 게이츠 재단의 재원은 크게 늘어나, 명실상부한 세계최대의 재단이 될 것이라고 이 잡지는 내다봤다.
AP통신은 버핏의 계획대로라면 그가 기부하는 주식총액은 3백70억달러(6월23일 기준)에 상당하는 엄청난 액수가 될 것이며, 이같은 규모는 역대 기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라고 보도했다.
버핏은 재산의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면서 빌 또는 멜린다가 살아서 재단운영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재단이 자선단체로서 자격을 유지할 것 등의 조건을 붙였다.
버핏과 게이츠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
미국 재계는 특히 당초 버핏 회장이 자신의 부인을 기리기 위한 재단에 대부분의 재산을 기부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빌 게이츠 회장이 운영하는 재단에 거의 대부분을 기부키로 한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버핏 회장은 자신이 세운 재단을 통해 병원과 대학, 교사 등 의료-교육 분야의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버핏 회장과 게이츠 회장은 25살의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세월을 넘어선 절친한 친구 관계로서 평소 깊은 우정을 나눠왔으며, 게이츠 회장은 버핏 회장이 운영하는 버크셔 헤드웨이의 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버핏과 게이츠 회장은 부시 미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상속세를 경감하려 하자 "부의 분배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신랄히 부시 미대통령을 공격하는 등, 삶의 철학에서 일관되고 일치된 모습을 보여왔다.
소식을 접한 게이츠 회장 부부는 즉각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재산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쓰도록 한 '우리의 친구 워렌 버핏'의 결정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면서 "특히 우리는 게이츠재단에 기부액 가운데 많은 부분을 주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놀랐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 부부도 사전에 그의 결단을 몰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버핏과 게이츠 사이의 '우정'이 얼마나 깊고 고결한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다.
한편 버핏 회장은 자신의 기부 결단을 전하면서 버크셔 헤더웨이에 보낸 편지에서 "나의 주치의들은 내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기부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그의 오랜 숙고의 결과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이는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잘못 알려질 경우 버크셔 헤더웨이 주가에 이상이 생길 것을 배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버핏 회장은 평소 '상식에 의한 투자'를 자신의 투자비법이라 소개해왔다. 가족들과 함께 대형마트에 갔을 때 부인이나 아이들이 어떤 신 상품을 좋아하는가를 보고, 그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 '상식'을 중시해온 버핏 회장은 자신이 모은 거대한 부를 자신에게 '상식 투자'의 가르침을 준 고객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버핏다운 '위대한 선택'이다.
"미국에서 사업하고 싶다"던 국내 재벌들 과연 무얼 느낄까
정부의 재벌규제에 반발하는 국내 모 재벌그룹의 박모 회장은 평소 "미국에 가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출자총액 제한 같은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 마음껏 날개를 펴고 싶다는 불만 토로였다.
그러나 박모 회장은 그후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하려다가 시민단체의 고발로 포기하는가 하면, 형제들간 재산 싸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등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감스럽게도 이렇듯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은 박모 회장만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도 차이가 있을뿐 그동안 많은 재벌총수들이 보여온 모습도 오십도백보였다.
물론 우리 재계에도 버핏이나 게이츠 회장 못지않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인사들이 있다. 고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을 비롯해 미래산업 정문술 회장이나 김정태 전 국민은행 등이 그런 예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한국 재계에서 '소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재계 서열 1, 2위의 총수들이 버핏-게이츠 회장과 같은 모습을 보일 때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이자, 재벌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세계 1, 2위 갑부인 빌 게이츠, 워렌 버핏의 잇따른 '멋진 선택'은 무수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버핏, "전재산 85%, 사회에 돌려주겠다"
세계 최고 투자-보험사인 버크셔 헤더웨이는 25일(현지시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자사 회장인 워렌 버핏이 게이츠 MS회장 부부가 운영하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게이츠 회장 자녀들이 운영하는 3개 자선단체, 작고한 그의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만든 자선단체 '수잔 톰슨 버핏 재단' 등 5개 자선단체에 매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주식을 기부키로 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지분 약 31%를 갖고 있는 버핏 회장의 재산 규모는 23일 현재 주식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4백40억달러(한화 4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츈>지 최신호(7월10일자) 인터넷판은 25일 이와 관련, 버핏이 내달 1일 60만2천5백주의 B급 주식(23일 종가 18억달러)을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7월 보유주식의 5%씩을 계속 기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게이츠 재단은 내달 1일 50만주의 주식, 15억달러 상당을 기부받는 등 버핏의 전체 기부 주식 가운데 83% 이상(3백억달러 상당)을 받게 돼 현재 재단규모가 2백91억달러인 게이츠 재단의 재원은 크게 늘어나, 명실상부한 세계최대의 재단이 될 것이라고 이 잡지는 내다봤다.
AP통신은 버핏의 계획대로라면 그가 기부하는 주식총액은 3백70억달러(6월23일 기준)에 상당하는 엄청난 액수가 될 것이며, 이같은 규모는 역대 기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라고 보도했다.
버핏은 재산의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면서 빌 또는 멜린다가 살아서 재단운영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재단이 자선단체로서 자격을 유지할 것 등의 조건을 붙였다.
버핏과 게이츠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
미국 재계는 특히 당초 버핏 회장이 자신의 부인을 기리기 위한 재단에 대부분의 재산을 기부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빌 게이츠 회장이 운영하는 재단에 거의 대부분을 기부키로 한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버핏 회장은 자신이 세운 재단을 통해 병원과 대학, 교사 등 의료-교육 분야의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버핏 회장과 게이츠 회장은 25살의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세월을 넘어선 절친한 친구 관계로서 평소 깊은 우정을 나눠왔으며, 게이츠 회장은 버핏 회장이 운영하는 버크셔 헤드웨이의 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버핏과 게이츠 회장은 부시 미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상속세를 경감하려 하자 "부의 분배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신랄히 부시 미대통령을 공격하는 등, 삶의 철학에서 일관되고 일치된 모습을 보여왔다.
소식을 접한 게이츠 회장 부부는 즉각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재산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쓰도록 한 '우리의 친구 워렌 버핏'의 결정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면서 "특히 우리는 게이츠재단에 기부액 가운데 많은 부분을 주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놀랐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 부부도 사전에 그의 결단을 몰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버핏과 게이츠 사이의 '우정'이 얼마나 깊고 고결한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다.
한편 버핏 회장은 자신의 기부 결단을 전하면서 버크셔 헤더웨이에 보낸 편지에서 "나의 주치의들은 내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기부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그의 오랜 숙고의 결과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이는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잘못 알려질 경우 버크셔 헤더웨이 주가에 이상이 생길 것을 배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버핏 회장은 평소 '상식에 의한 투자'를 자신의 투자비법이라 소개해왔다. 가족들과 함께 대형마트에 갔을 때 부인이나 아이들이 어떤 신 상품을 좋아하는가를 보고, 그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 '상식'을 중시해온 버핏 회장은 자신이 모은 거대한 부를 자신에게 '상식 투자'의 가르침을 준 고객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버핏다운 '위대한 선택'이다.
"미국에서 사업하고 싶다"던 국내 재벌들 과연 무얼 느낄까
정부의 재벌규제에 반발하는 국내 모 재벌그룹의 박모 회장은 평소 "미국에 가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출자총액 제한 같은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 마음껏 날개를 펴고 싶다는 불만 토로였다.
그러나 박모 회장은 그후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하려다가 시민단체의 고발로 포기하는가 하면, 형제들간 재산 싸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등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감스럽게도 이렇듯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은 박모 회장만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도 차이가 있을뿐 그동안 많은 재벌총수들이 보여온 모습도 오십도백보였다.
물론 우리 재계에도 버핏이나 게이츠 회장 못지않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인사들이 있다. 고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을 비롯해 미래산업 정문술 회장이나 김정태 전 국민은행 등이 그런 예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한국 재계에서 '소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재계 서열 1, 2위의 총수들이 버핏-게이츠 회장과 같은 모습을 보일 때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이자, 재벌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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