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광고끊기 공세' 맹비난
"기업들에 생떼 쓰는 이유 뭐냐", "이런 협박은 범죄 아니냐"
김종혁 사회부문 에디터는 이날자 칼럼 <'위대한 직접 민주주의'의 그늘>을 통해 우선 "이번 촛불시위에 대해선 진보 진영에서 수많은 찬사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위대한 직접민주주의’라는 표현이 가장 멋져 보인다. 정치인·교수들이 그런 얘기하는 걸 들었다. 그런 측면이 있다. 사람들이 자기 주장을 알리는 새로운 형식의 민주주의가 등장한 것 같다"며 촛불시위에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하지만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는 법이다. 다음과 같은 사례도 있다는 걸 분명히 지적해야겠다"며 한 기업의 하소연(?)을 빌어 '광고끊기' 공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거의 매일 회사에 전화를 걸어와 조중동에 광고를 주지말고 XX와 OO 신문사로 돌리라고 협박한다.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국민건강권을 외치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 문제와 아무 관계도 없는 기업들에 생떼를 쓰는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다. 광고는 중요한 기업활동의 일부인데 이런 협박은 범죄 아니냐.”
김 에디터는 이같은 발언을 소개한 뒤, "중앙일보에 걸려온 수많은 하소연 중 하나"라며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제약·제빵, 신발과 의류, 식품은 물론 심지어 금융업까지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얘길 듣자면 ‘우리가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게 맞나’하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또다시 기업이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욕부터 한다. 그런 다음 조중동에 광고 내면 가만 안 있겠다면서 XX와 OO에 광고를 하라고 한다. 기업 입장에선 소비자의 불만전화 한 통만 받아도 신경쓰인다. 조직적으로 전화를 건다는 건 알지만 몇십 통 받으면 정말 무섭다. 촛불집회가 이런 식으로 악용되는 게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그렇다. 위대한 직접민주주의는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라며 광고끊기 공세를 펴고 있는 네티즌들을 거듭 비난했다.
그는 "이런 독특한 직접민주주의가 과연 세계사의 흐름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글쎄, 좀 더 지켜보자"는 냉소로 글을 끝맺었다.
문제의 <중앙일보> 칼럼에선 전방위적 '광고끊기' 공세에 대한 적개감과 위기감은 읽히나, 왜 네티즌들이 '광고끊기'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겠는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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