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의 '절망', "대통령이 밀리니, 보수언론도 밀려"
<조중동>의 논조 변화에 배신감 토로하며 MB 맹비난
조 전대표는 9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왜 보수언론도 돌아섰는가?'라는 글을 통해 "6월에 들어서서 소위 촛불문화제가 서울 광화문 일대의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폭력 시위로 악화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보수 신문들의 편집방향이 바뀌었다"며 "촛불시위가 난동화하는데도 보수언론이 촛불시위 비판을 거의 하지 않게 되니 시위대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KBS와 MBC는 이들을 응원하고, 보수언론까지 이들의 파괴적, 폭력적 행위를 덮어주니 마음 놓고 폭력 시위를 했다"며 보수신문들의 논조 변화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보수신문들의 논조 변화 원인과 관련, "보수언론에 대한 촛불세력의 공세는 집요했다. 이들은 보수 신문에 광고를 낸 회사에 조직적으로 전화를 걸어 '광고를 끊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식으로 위협했다. 기자들에게 협박전화도 많이 걸려왔다"며 "보수언론은 이명박 대통령마저 촛불 시위대에 겁을 집어먹고 경찰력을 동원한 강제진압을 머뭇 거리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연히 '공권력이 난동세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않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보수신문들의 논조 변화를 시민들의 '조중동 광고중단 공세'에서 찾았다.
그는 이어 "보수언론은 물리력이 없다. 공권력이 지켜주지 않으면 폭력 앞에선 무력(無力)하다"며 "세계 어디서도 언론이 공권력보다 앞에 나서서 폭력세력과 싸우지는 않는다. 보수언론의 태도 변화는 법치(法治)를 포기한 정부 때문이었다"며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밀리니 공무원 집단 전체가 밀리고, 보수언론도 밀리고, 한나라당도 겁을 먹고, 기업도 난동세력의 눈치를 보고, 나중엔 군대까지 밀리면 혁명적 단계로 이행한다"고 최근 상황 전개에 대한 절망스런 심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언론자유가 만발하고 정보화가 최고도로 진행된 한국사회에서 촛불시위대의 난동이 메이저 언론에 의해서 없었던 것으로 치부되었다"며 <조중동>의 변신에 거듭 배신감을 토로한 뒤, "시위대는 법을 깬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은 법집행을 포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 후자의 책임이 더 클 것이다. 이는 백주(白晝)의 암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다행히 오늘 조선일보부터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부분적으로나마 보도하기 시작했다. 귀추가 주목된다"며 <조선일보> 보도에 한가닥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조 전대표의 글은 전날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시민들의 '광고중단 공세'를 시민권력의 언론탄압이라고 맹비난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조선일보> 진영이 광고중단 공세에 얼마나 당황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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