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결국 25일 새벽 강제해산-연행
<현장> 살수차로 시민들 분산뒤 연행, 靑비서도 현장 나와
가두행진 시작때만 해도 2만명에 달했던 가두행진 인파는 경찰이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강력한 저지선을 구축한 뒤 거듭 해산 경고방송을 하자 연좌농성으로 맞섰으나 자정을 넘기면서 급속히 숫자가 줄어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저지선을 우회해 교보빌딩 뒤쪽과 종로구청을 거쳐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이 또한 경찰의 저지로 차단됐다.
시민들과 대치하던 경찰은 결국 25일 새벽 강제해산 및 체포에 나섰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지 정확히 1시간 뒤인 새벽 4시부터였다. 이 과정에 부상자가 속출했고 새벽 5시 30분 현재 연행자만 35명에 이르고 있다. 시민들은 인간띠로 경찰에 저항했지만 경찰은 여경 체포조까지 투입해 강력한 검거작전을 펼쳤다.
경찰의 강제 진압은 이날 새벽 3시께 어청수 경찰청장이 현장에 직접 찾아와 회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회의를 하면서 예고됐었다. 경찰 관계자는 새벽 3시30분께 어 청장이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새벽 4시께 어 청장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었다.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이날 새벽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경찰은 실제로 새벽 4시께 자유롭게 자유발언을 이어가던 교보문고 앞 연좌농성장에 후진배치했던 병력을 재배치한 뒤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경찰은 이어 4시 10분께 살수차를 전진배치, 23분께 첫 살수를 시작했다. 4시 25분에는 도로 한가운데 있던 시민들을 물리력으로 우체국 앞 1차선까지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던 시민들이 눈두덩이 찢어지고 팔에 15cm가량 상처를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취재기자들도 수난을 겪었다. 인터넷 신문 <민중의소리> 소속 사진기자는 경찰에게 안면을 가격당해 안경이 파손됐고 취재기자는 온 몸이 긁히고 입고 있던 옷이 찢어졌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 방패날을 세워 시민들을 가격하는 모습들이 목격되기도 했고 시민들에게 욕설을 퍼부어대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찰의 진압에 격앙된 시민들은 자리를 지키며 '평화시위 보장하라", "폭력경찰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섰으나 대다수 시민이 귀가한 상태여서 역부족이다.
경찰은 경고방송을 통해 ‘검거작전’을 수행 중에 있다고 밝혀 오전 5시반 현재 35명으로 알려진 연행자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검거되는 일반 시민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광화문 우체국 앞에는 2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계속 경찰과 대치중이다. 이들은 당초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면 청계광장으로 옮겨 자유발언을 이어나가려 했으나 경찰 봉쇄로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25일 오전 11시 청계천 소라광장 앞에서 지도부 집단농성에 들어가며 오후 2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인터넷모임 ‘이명박탄핵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청계광장까지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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