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美항공모함 3척, 30여년만에 최초로 괌 집결

'대포동 위기' 고조, 백악관 "상응하는 조치" 경고도

미국의 항공모함 3척이 19일 베트남전 이래 최초로 30여년만에 괌 미군기지에 집결하는 등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 초읽기로 한반도 인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대포동 2호 발사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경고하고 나서 대포동 위기가 자칫 군사적 충돌 위기로까지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베트남전 이래 30여년만에 최초로 미 항모 3척 집결

1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19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태평양의 괌 인근에서 베트남전 이래 최초로 3척의 미항공모함 등 필두로 해군, 공군, 해병대가 모두 참가하는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006' 훈련에 돌입한다.

오는 23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재래식 항공모함인 키티 호크호 등 3개 항공모함과 탑재기들, 소속 함정 30척, 별도로 군용기 2백80대가 동원될 예정이다. 또한 미 태평양 사령부 소속 공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원 등 병력 2만2천여명이 동원된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이 옵저버로 초청돼 19일 3척의 항공모함에 탑승해 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중국군 간부가 미국내 미군 단독 훈련에 옵저버로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미국 군사활동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 등에게 서태평양에 있어서 미군의 전력을 과시하는 이중 목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훈련이 비록 오래 전 계획된 것이나, 최근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경우 이번 훈련에 참가한 병력이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미 태평양군사령부 대변인 마이크 브라운 장군은 전날 <퍼시픽데일리뉴스>와 의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사태가 이번 군사훈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일본이 적대적이고 도발적이라고 간주할 만한 행위를 북한이 저지를 경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1시간내에 괌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경우 괌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점을 우려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미 6~8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까지 보유하게 될 경우 괌, 하와이, 알래스카 등 태평양 상의 핵심 미군기지들이 모두 사정권에 들어서게 되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월30일 부산 동남방 해상에서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 훈련 참가한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첨단 전투기 F/A-18이 출격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포동 발사시 29일 G8외무장관회의 논의, 유엔 안보리 소집

한편 당초 17~18일로 예상됐던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는 북한 기지 인근의 기상 악화로 발사되지 않았으나, 날씨가 호전될 경우 빠르면 19일이라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일 당국을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미국의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1999년이래 이런 류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동결했다. 우리는 북한이 발사 동결을 계속하기를 원한다"며 "북한이 발사실험을 하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발사시기와 관련해선 "오늘 발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취할 구체적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의 회부와 제재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아소 타로 외상은 18일 <TV 아시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경우 "곧바로 엄중한 항의를 행하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에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2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8개국(G8) 외무장관회담에서도 대응책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군사적 대응' 가능할지는 의문

이처럼 미국이 군사력을 서태평양에 집결하고 '대포동 발사에 상응하는 조치'를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이 군사적 대응까지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포동 2호가 발사되더라도 미국이 곧바로 군사적 대응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때처럼 평화적인 인공위성용 발사라고 주장할 경우 이에 대해 곧바로 군사적 대응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로 이 문제를 회부하더라도 중국, 러시아 등이 북한에 대한 군사대응에 반대할 게 확실해 유엔 차원의 군사적 대응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 직접적 위협을 느끼는 미국-일본 연합에 의한 군사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으나, 이럴 경우 한국-중국-러시아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라크의 늪에 빠져 이미 4천억달러의 막대한 전비와 2천5백명의 미군 사망으로 궁지에 몰린 데다가, 최근의 이라크 핵개발 추진으로 정신없는 미국이 과연 북-미 군사대결이라는 '제3의 전선'까지 확대할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미국의 의회가 여야를 떠나 부시정부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