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빌미로 美 개방압박 봇물
내정간섭 차원적 요구. FTA 협상 난항 불보듯
미국이 5일부터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본협상을 앞두고 금융.자동차 등 각 분야마다 대대적인 개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국의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해 '내국민대우'를 요구하고,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특별소비세, 지하철공채, 자동차세 등 국내 자동차 관련 세제를 개편하고 FT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법령의 제.개정에 앞선 입법예고기간을 60일로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한국시장을 상황을 무시한 채 노골적인 미국이익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미국은 철도.가스.전력.수도 등 공공분야의 경우 FTA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통례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분야에 대해서도 'FTA 협정 준수'를 요구하는가 하면, 우리가 수출촉진을 위해 도입한 ‘관세환급제도’의 철폐까지 요구하는 등 일방주의적 요구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미국의 일방주의적 협정문 초안에 당혹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1차 본협상 대응방향’ 브리핑에서 “미국측이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한 협정문 초안을 우리측에 전달해왔다”며 “미국측이 협상문 초안을 상당히 공세적으로 마련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이미 개방, 수용했던 사안들조차 양보하지 않고 있어 전반적으로 양국간 입장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그동안 배기량 기준으로 자동차 세제를 부과하는 것은 엔진크기가 큰 외국산 자동차 구입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내-외국산간 차별이라는 주장을 해온 미국측이 협정문 초안에서 자동차 세제 개편을 요구했지만, 이번 1차 협상에서 우리측은 이를 거부할 것”이라며 “관련 세금은 자동차세, 특소세, 지하철공채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지자체 세수의 중요한 원천이 되는 만큼 논의하지 않을 방침이며, 대신 세수에 크게 지장을 가져오지 않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주장하는 내-외국산 자동차간의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할 수는 있다”며 1차 협상 이후 검토과정을 거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국측에서 별도로 개방 또는 경쟁조건 개선을 요청한 법률자문서비스와 택배업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고 1차 협상에서도 거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자국상품 조정관세 적용 불가, 미 연안 여객.화물수송 개방 제외
미국 측의 초안에 따르면 상품 분야와 관련해 원목에 대한 수출통제, 미국 연안내 여객.화물 수송 문제는 개방에서 제외하고, 자국 원산지 상품에 대해서는 조정관세를 적용할 수 없다고 요구하는 등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대폭 개방을 요구하면서 미국시장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입장을 고수해 마찰이 예상된다.
미국은 또 자국 섬유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도입을 요구하는 동시에 섬유분야에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적용, 섬유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미국은 또 택배, 외국법률자문 분야에 대한 개방은 물론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독점기업(공기업 등)도 FTA 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노동.환경 관련 법 집행에 실패할 때에 대비한 분쟁해결절차를 명시하고, 관련 규정을 이행하지 못할 때는 1천5백만달러 한도내에서 벌과금을 물도록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문제에 대해 김 대표는 “개성공단 물품에 대해 ‘역외가공’ 방식의 원산지 특례를 적용해 한국산을 인정하고, 미국이 적용하고 있는 물품취급수수료 및 항만유지수수료를 면제하라는 것이 우리측의 요구사항이며 이를 중요 현안으로 이번 1차 협상에서 제기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경제 통상 외적인 여러 부분도 고려할 것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구제 분야에서는 반덤핑 제도의 발동요건을 강화하고, 국내 농업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농산물 특별세이프가드를 도입하며, 무역을 과도하게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저율관세수입물량’(TRQ) 제도를 적용하자고 미국에 요구했다.
자동차세제 개편, 노동.환경 의무위반 시 벌과금 요구
또 국제수지 위기가 발생할 때는 국경간 자본거래 및 송금을 제한하는 ‘일시적 긴급제한조치’를 적용하고, 기업인의 이동원활화 및 전문직 종사자의 미국 진출을 위해 전문직 비자쿼터(취업비자.일시입국)를 설정해야 한다고 미국측에 제시했다.
김 수석대표는 또 미국에 대한 관세환급제도 배제 요청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제도인데, 미국에게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다른 나라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고 우리 무역업체들이 누릴 FTA의 실익을 반감시키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세환급제도란, 수출을 목적으로 원료를 수입해와 가공한 후 원래 계획대로 수출할 경우 원료를 가져올 때 낸 관세를 우리 관세당국이 환급해주는 일종의 수출촉진제도로, 미국측에서는 우리 업체들이 제3국에서 원료를 사들여와 가공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관세 환급을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공기업 경쟁과 관련, 김 대표는 "공기업이 내-외국인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양측은 협정문 초안에서 `정부가 독점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모두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USTR 연례무역장벽보고서에서 사실상 개방 요구
이같은 논란은 이미 지난 3월31일(미국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연례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사실상 예고됐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규모가 7백20억달러에 달하는 등 미국의 7대 교역상대국가로 급성장하면서 최근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그러나 한국은 하이닉스반도체, 제지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한국산업은행의 역할 등 다양한 무역장벽을 갖고 있으며 조속한 법률시장 개방 입법도 필요한 국가”라고 비판하고 대대적인 개방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USTR은 당시 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여전히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등 ‘전통적인 수출지향형 산업’과 반도체, 통신장비 등 ‘수출지향형 차세대 산업’에 대한 정부의 장려정책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산업지원 프로그램이 세계무역기구(WTO) 의무를 준수토록 지속적으로 한국에 강력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뼈 있는 미국 쇠고기 수입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 허용을 위한 법규정 개정 ▲가스공사-우리은행 등의 민영화 재개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파상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무리하고 일방적인 한국시장 개방요구로 인해 한미 FTA협상이 그동안 FTA 협상을 반대해온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반발과 반미감정을 확산시킬 전망이어서 한미 FTA협상은 당분간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자국의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해 '내국민대우'를 요구하고,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특별소비세, 지하철공채, 자동차세 등 국내 자동차 관련 세제를 개편하고 FT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법령의 제.개정에 앞선 입법예고기간을 60일로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한국시장을 상황을 무시한 채 노골적인 미국이익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미국은 철도.가스.전력.수도 등 공공분야의 경우 FTA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통례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분야에 대해서도 'FTA 협정 준수'를 요구하는가 하면, 우리가 수출촉진을 위해 도입한 ‘관세환급제도’의 철폐까지 요구하는 등 일방주의적 요구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미국의 일방주의적 협정문 초안에 당혹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1차 본협상 대응방향’ 브리핑에서 “미국측이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한 협정문 초안을 우리측에 전달해왔다”며 “미국측이 협상문 초안을 상당히 공세적으로 마련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이미 개방, 수용했던 사안들조차 양보하지 않고 있어 전반적으로 양국간 입장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그동안 배기량 기준으로 자동차 세제를 부과하는 것은 엔진크기가 큰 외국산 자동차 구입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내-외국산간 차별이라는 주장을 해온 미국측이 협정문 초안에서 자동차 세제 개편을 요구했지만, 이번 1차 협상에서 우리측은 이를 거부할 것”이라며 “관련 세금은 자동차세, 특소세, 지하철공채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지자체 세수의 중요한 원천이 되는 만큼 논의하지 않을 방침이며, 대신 세수에 크게 지장을 가져오지 않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주장하는 내-외국산 자동차간의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할 수는 있다”며 1차 협상 이후 검토과정을 거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국측에서 별도로 개방 또는 경쟁조건 개선을 요청한 법률자문서비스와 택배업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고 1차 협상에서도 거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자국상품 조정관세 적용 불가, 미 연안 여객.화물수송 개방 제외
미국 측의 초안에 따르면 상품 분야와 관련해 원목에 대한 수출통제, 미국 연안내 여객.화물 수송 문제는 개방에서 제외하고, 자국 원산지 상품에 대해서는 조정관세를 적용할 수 없다고 요구하는 등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대폭 개방을 요구하면서 미국시장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입장을 고수해 마찰이 예상된다.
미국은 또 자국 섬유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도입을 요구하는 동시에 섬유분야에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적용, 섬유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미국은 또 택배, 외국법률자문 분야에 대한 개방은 물론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독점기업(공기업 등)도 FTA 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노동.환경 관련 법 집행에 실패할 때에 대비한 분쟁해결절차를 명시하고, 관련 규정을 이행하지 못할 때는 1천5백만달러 한도내에서 벌과금을 물도록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문제에 대해 김 대표는 “개성공단 물품에 대해 ‘역외가공’ 방식의 원산지 특례를 적용해 한국산을 인정하고, 미국이 적용하고 있는 물품취급수수료 및 항만유지수수료를 면제하라는 것이 우리측의 요구사항이며 이를 중요 현안으로 이번 1차 협상에서 제기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경제 통상 외적인 여러 부분도 고려할 것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구제 분야에서는 반덤핑 제도의 발동요건을 강화하고, 국내 농업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농산물 특별세이프가드를 도입하며, 무역을 과도하게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저율관세수입물량’(TRQ) 제도를 적용하자고 미국에 요구했다.
자동차세제 개편, 노동.환경 의무위반 시 벌과금 요구
또 국제수지 위기가 발생할 때는 국경간 자본거래 및 송금을 제한하는 ‘일시적 긴급제한조치’를 적용하고, 기업인의 이동원활화 및 전문직 종사자의 미국 진출을 위해 전문직 비자쿼터(취업비자.일시입국)를 설정해야 한다고 미국측에 제시했다.
김 수석대표는 또 미국에 대한 관세환급제도 배제 요청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제도인데, 미국에게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다른 나라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고 우리 무역업체들이 누릴 FTA의 실익을 반감시키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세환급제도란, 수출을 목적으로 원료를 수입해와 가공한 후 원래 계획대로 수출할 경우 원료를 가져올 때 낸 관세를 우리 관세당국이 환급해주는 일종의 수출촉진제도로, 미국측에서는 우리 업체들이 제3국에서 원료를 사들여와 가공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관세 환급을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공기업 경쟁과 관련, 김 대표는 "공기업이 내-외국인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양측은 협정문 초안에서 `정부가 독점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모두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USTR 연례무역장벽보고서에서 사실상 개방 요구
이같은 논란은 이미 지난 3월31일(미국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연례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사실상 예고됐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규모가 7백20억달러에 달하는 등 미국의 7대 교역상대국가로 급성장하면서 최근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그러나 한국은 하이닉스반도체, 제지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한국산업은행의 역할 등 다양한 무역장벽을 갖고 있으며 조속한 법률시장 개방 입법도 필요한 국가”라고 비판하고 대대적인 개방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USTR은 당시 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여전히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등 ‘전통적인 수출지향형 산업’과 반도체, 통신장비 등 ‘수출지향형 차세대 산업’에 대한 정부의 장려정책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산업지원 프로그램이 세계무역기구(WTO) 의무를 준수토록 지속적으로 한국에 강력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뼈 있는 미국 쇠고기 수입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 허용을 위한 법규정 개정 ▲가스공사-우리은행 등의 민영화 재개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파상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무리하고 일방적인 한국시장 개방요구로 인해 한미 FTA협상이 그동안 FTA 협상을 반대해온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반발과 반미감정을 확산시킬 전망이어서 한미 FTA협상은 당분간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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