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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美국무, 26일 평양 가나

뉴욕필 공연시 동행설 확산, 김정일도 공연 관람 예정

2.13 합의 1주년을 맞아 북핵문제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핵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 가능성이 미국내외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 "미국 국무부가 뉴욕필하모니의 평양 공연에 동행하는 미국 관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현재는 없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며 "미국 전문가들은 오는 25일에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참석하고 바로 하루 뒤인 26일에는 평양에서 뉴욕필의 공연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번 공연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할 것이라고 일정을 이미 외부로 흘린바 있고, 이는 미국측도 이에 상응하는 고위급 인사가 당시 뉴욕필의 공연 현장에 함께 하길 기대하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알렉산더 아비주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이와 관련,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북한과 문화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접촉은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전선에서 이를 풀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해,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가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견해와 같은 시각을 보여줬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비주 부차관보는 강연에서 "미국은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과 같은 미-북간 문화 교류를 통해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이 바깥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맞딱뜨리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이스 장관은 교향악단과 협연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갖고 있어 뉴욕필의 평양공연에 미국 행정부를 대표하는 참석자로는 제격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일본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며, 이번 라이스 장관의 동아시아 순방에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사정에 정통한 국내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 "라이스 국무장관이 미국 특사 자격으로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다음날 평양 뉴욕 필하모닉 공연 참석을 위해 전격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뉴욕필 공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을 두고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라이스 장관과 김 위원장이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성 김(Sung Kim)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이 최근 북한을 전격 방문한 것도 6자회담의 진전 목적 외에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었다.

성 김 과장은 작년 연말에 이어 최근 북한 평양을 방문,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 북핵 6자회담 진전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에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되면 클린턴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 이래 두 번째가 된다. 당시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미수교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논의했지만, 그 해 부시 대통령의 집권 이후 대북강경책의 대두와 네오콘의 부상으로 백지화된 뒤 북미갈등이 계속돼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부시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 방식으로 여전히 대화와 타협을 선호하고 있다"며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핵신고 진전에 대한 북한의 사전 약속 없이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와도 연결돼 있어 양국이 합의점 도출에 실패할 경우 방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의 오는 26일 방북설이 워싱턴 정가에 나돌기 시작,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미국내에서는 라이스 장관의 방북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핵문제 타결이라는 결실을 얻지 못하면 부시 행정부로서도 북한에 대한 입장을 달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특히 3월에 들어서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을 뽑게 되는 선거전이 본격화돼서 부시행정부로서도 안게 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늦어도 오는 6월까지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설령 그 이후에 돌파구가 마련돼도 9월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미국의 국내정치 일정상 3단계 북핵 해체 문제는 차기 미국 행정부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는 2월 26일 평양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스칼라 오페라단’을 이끌고 프랑코 제피렐리 프로덕션의 '투란도트'를 공연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은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인 로린 마젤(77)이 맡을 예정으로, 평양 공연 프로그램은 북한과 미국 국가, 거쉬인의 '파리의 미국인', 드보르작의 '신세계에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 등으로 구성된다. 뉴욕필은 대만과 홍콩, 상하이, 베이징 공연을 거쳐 다음달 25일 북한방문을 시작, 26일 평양공연을 펼친 뒤 28일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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