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한반도전략연구원이 1일 ‘변화의 시대, 신당이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으로 마련한 토론회에서는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외부인사들의 매서운 비판이 빗발쳤다.

강원택 숭실대학교 교수는 이날 주제 발표에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패배한 정당이 제일 먼저 행해야 하는 일은 유권자의 마음을 떠나게 한 이유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라며 “그러나 현재 신당에서 그러한 반성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강 교수는 “잘못되었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집단적으로 책임의식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하나는 ‘노무현 탓’이다. 잘못이 있기는 하지만 당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는 인식”이라며 “나는 예외라는 이러한 인식 역시 신당이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책임을 감내하려 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당의 새로운 정체성이나 가치를 둘러싼 내부의 진통이나 고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손학규 대표가 제3의 길을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제1의 길과 제2의 길을 두고 갈등을 겪은 이후에나 제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로운 정치적 가치에 대한 별다른 고민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진보, 제3의 길이라는 표현은 알맹이가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당의 노선을 두고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건강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지적했다.

김영태 목포대학 교수는 “신당은 다양한 명분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열린당 의원들과 일부 시민사회의 정치적 명망가, 민주당 일부 의원,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지사 등이 대중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창당돼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으로 탄생한 정치적 결사체에 불과하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창당됐다”고 태생적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손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제3의 길’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시도는 그나마 의미있는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표방하고 있는 ‘새로운 진보’나 ‘제3의 길’은 구체성, 즉 사회구조적 정체성이나 이념적, 정책적 정체성이 결여된 구호 성격이 강하다”고 정체성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당의 실용주의화와 중도화로 이해되는 ‘새로운 진보’와 ‘제3의 길’은 구조적으로 한나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과 차별성을 갖는 새로운 정체성의 정립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특정 인물로 정체성이 표방될 뿐 그 자체로서도 전일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체성 없는 정체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목희 의원은 “제3의 길이 우향우라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 노동자의 요구에 반하는 것을 할 때 선택과 집중을 잘해 우리 존재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