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19일 오후와 20일 오전, 오후 등 세 차례에 걸쳐 모두 1천500여 명의 노사모 회원들을 만났으며, 영빈관에서 각각 40∼50분 동안 사진촬영을 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번에 청와대를 방문한 노사모는 서울.경기, 충청, 영.호남 등 전국에서 올라왔다. 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3일에도 서울.경기 지역 노사모 회원 350여 명과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오른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영빈관에서 이들을 맞은 자리에서 "그동안 노사모를 초청하고 싶었는데 뒤늦게 초청해 미안하다"면서 "퇴임 뒤 봉하마을에 내려갈 텐데, 여러분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바른 정치를 위해서는 노사모를 비롯한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향후 노사모가 지속적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인들은 항상 표를 생각하기 때문에 여론에 신경을 쓰며, 언론이 여론을 생산하는 구조상 정치인은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언론을 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언론에 좌우되면 바른 정치를 하기 어려운데, 이런 고리를 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정치상황과 관련해선 “진보개혁 진영이 이번 대선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한번 패배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역사를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진보개혁 진영은 이번 대선에서 오로지 이기기 위해 부정과 배신을 거듭하고 원칙을 깨지 않았느냐”고 대통합민주신당 등을 비난한 뒤, “민주주의의 원칙과 상식, 가치를 지키면서 패배를 맞이해야 희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87년 이후 20여간 우리는 눈부신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에 있었다”며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칙과 통합”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과 노사모간 만남은 퇴임인사 성격이 짙으나,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태안에서 3명의 주민이 자살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마지막날까지 국정을 꼬박꼬박 챙기겠다던 말과 상반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