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정치적인 환경 변화의 과정에서 흔들림 없이 공영방송 본래의 책무와 언론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권력에 대해 의연하고 당당하게 비판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KBS 스스로가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방통 융합과정에서, 그리고 새 정부의 출범 이후 있을지 모르는 방송 구조 개편과정에서 정치적 독립성, 정체성, 자율성을 지켜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것을 지켜내기 위해서 필요한 또 다른 조건은 공적 재원의 확립으로, 수신료 인상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정치적 고려에 연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새 정부 출범전에 정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수신료 인상 등을 검토할 수 없다는 심재철 의원 등 한나라당의 퇴진 압박에 대한 거부 의사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는 "공공 가치의 수호를 위해 KBS의 정치적인 독립성을 확실히 뿌리내리고 재원을 공영화해야 한다"며 거듭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역설한 뒤, "올해 KBS는 방송 지표를 '하나되는 대한민국 함께하는 KBS'로 정했으며 경영 목표는 '공공 가치의 중심 KBS'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