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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한겨레>의 '이재용 의혹 보도' 비판

"과장과 왜곡 일삼으면 조중동과 다른 게 뭔가"

언론비평 전문지인 <미디어 오늘>이 <한겨레>의 이재용 삼성전무 관련 보도의 객관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미디어 오늘>은 14일 오후 '한겨레가 이재용 재산형성을 비판하는 방식'이란 기사를 통해 "정의구현사제단이 공개한 문건의 작성시기 논란을 빼고 이미 알려진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며 비판 논리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오늘>은 "다른 언론이 침묵할 때 한겨레는 가장 앞서 삼성 비판에 나섰고 김용철 변호사 인터뷰를 비롯해 심층 취재로 이 문제를 사회 의제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2일 공개한 'JY(이재용) 유가증권 취득 현황'이라는 문건을 보도하는 방식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자칫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흐를 수도 있고 객관성을 잃었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오늘>은 한겨레가 13일자 <이재용 지배권 승계/삼성그룹 '작품'>이라는 기사에서 김 변호사의 말을 인용, "이 문건을 보면 재용씨의 계열사 주식 매매가 각 계열사의 개별 사안이 아니라 경영 세습을 목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단일 사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며 "그러나 한겨레는 이 문건의 내용이 이미 지난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내용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 보고서에 나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미디어 오늘>은 이어 "한겨레는 이 문건의 공개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처럼 기사를 풀어나가고 있다"며 "1994년 60여억 원을 증여받은 사실 등 문건에는 없는 이미 알려진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첨부한 도표 역시 2004년 참여연대 보도자료에 들어있던 도표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미디어 오늘>은 또한 "한겨레는 이 문건의 작성시기를 둘러싸고 사제단과 삼성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빠뜨렸다"며 "사제단은 이 문건이 2000년에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은 2003년 10월 법무팀 소속 엄대현 변호사가 당시까지 조사된 수사내용을 정리한 변론자료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디어 오늘>은 "사제단과 삼성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이 문건의 작성시기와 그 의미다. 사전 시나리오냐 사후 변론자료냐가 논란의 핵심이라는 이야기"라며 "그런데 한겨레는 논점을 돌리고 있다. 한겨레가 문제 삼고 있는 '그룹 차원의 개입과 편법 승계의 정황'은 이 문건과 별개로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또한 이 문건이 사전 시나리오가 아니라 사후 변론자료일 뿐이라면 이 주식 매매 현황이 이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단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오늘>은 또한 "한겨레는 논점을 벗어난 비판을 계속 이어간다. '우선 삼성이 검찰에 제출했다는 자료는 정확히 말해 이번에 공개된 문건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검찰이 수사해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마무리된 사안이란 설명은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 또 '검찰에 이미 제출된 자료기 때문에 새로울 게 없다는 삼성 쪽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등"이라며 "그러나 삼성은 이 문건이 변론을 위한 초고라고 밝히고 있다. 변론 자료와 검찰 제출 자료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게 왜 다르냐고 묻는 건 엉뚱한 문제제기"라고 꼬집었다. <미디어 오늘>은 "한겨레는 삼성의 해명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으면서 일부 지엽적인 주장에 대해 말꼬리 잡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오 오늘>은 "물론 이번 문건은 그동안 참여연대 등의 주장으로만 알려졌던 사실이 내부 문건으로 공식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식 매매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임원의 이름이 추가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한겨레는 이 문건의 작성시기를 둘러싼 논란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고 김 변호사와 사제단의 주장의 문제점을 공정하게 비판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문건의 의미를 제대로 짚지 않았고 새로 확인된 사실보다는 과거 이미 밝혀진 사실을 재탕하면서 기사 분량을 늘리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미디오 오늘>은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사안인만큼 한겨레는 좀 더 엄격하게 객관성과 공정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른 일간지들처럼 기계적인 형평을 맞추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김 변호사와 사제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두둔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논리와 근거를 갖춰 독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억지주장과 궤변으로 과장과 왜곡을 일삼는다면 한겨레가 비판하는 조중동과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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