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29일 "지금 추세면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겠지만 집권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어려움에 직면해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노무현 정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경제도 어렵고, 양극화도 심해지고, 대통령의 언행도 국민이 싫어하고…. 여하튼 되는 일이 없고, 살기가 힘들어지니 어디선가 구세주가 나타나 완전히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심리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로 표가 쏠리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 공약에 대해선 "이명박 후보의 정책은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며 "(28일 발표한) 이 후보 측 복지 공약은 복지를 강조한 이 정부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제 하루 만도 복지 공약으로 12조원을 마구 쓰더라. 내가 복지부 장관을 할 때 기초노령연금 등 신규예산으로 3조원을 마련하는 데도 죽을 맛이었는데 정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정책을 못 내놓는다. 나는 이제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언론이 별문제 삼지 않아 그렇지, 이 후보는 사고를 칠 소지가 많다. 이 후보의 말은 내용도 없고 말의 품위도 없어 당선 뒤 문제될 게 많을 것"이라며 "정권을 바꾸면 좀 달라질까 하는 국민의 희망이 있지만 다음 정권도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이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돌려 "정동영 신당 후보의 정책도 현실성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비난한 뒤, "통합신당이라도 여당으로 제대로 남아 정책을 가다듬고 준비하면 모르겠는데 여당마저 깨졌으니 어디 희망을 걸 데가 없어 국민이 불쌍하다"고 열린우리당 해체에 강한 미련을 두기도 했다.

그는 "정 후보 측에서 나를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는데 이는 경북 지역을 맡아달라는 뜻이지만 내가 고향만 경북(경주)이지, 실제로는 별 기반이 없어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거듭 정 후보와 거리를 분명히 두었다.

유 의원 발언은 이명박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대통령후보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신당내에서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