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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MAF펀드, 이명박 소유회사가 관리"

'김경준 편지' 공개돼 BBK 의혹 논란 확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역외펀드 마프(MAF) 펀드의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해왔다는 김경준씨 편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23일 지난 2001년 8월27일 김경준 씨가 이 후보의 맏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하고 있는 (주)다스에 보낸 한 통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다스 측에서 지난 2006년 8월 14일 미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송 자료 중 하나다.

김 씨는 해당 편지에서 "제가 거듭 마프펀드와 대부기공(다스의 전신) 간의 관계를 반복해 강조하는 것으로 말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며 "2000년 초에, 이명박 회장과 저는 (인터넷기반의 자산운용 회사가 될) 회사를 하나 함께 설립했습니다. 그 공식적인 만남이 있기 이전에, 마프펀드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본점을 둔 헤지펀드로 독립적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이명박 회장은 마프펀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지금 그 펀드는 이명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에서 관리.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어 "이명박 회장의 요구로 대부기공은 그 펀드에 투자한 것"이라며 "그 펀드에 대한 모든 것은, 즉 펀드 투자와 운영에 대한 제반사항은 모두 이명박 회장에게 보고되고, 본인도 이를 숙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다스의 BBK 투자배경과 MAF 펀드의 운영에 이 후보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후보측은 이 편지와 관련, 다스가 김 씨의 편지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내용은 일부만 인정했다. 이 후보측은 "다스로서는 마프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내용이 잘못된 편지라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김 씨의 편지 가운데 이 후보와 MAF 펀드와의 관련성은 부인했다.

이명박 후보가 역외펀드를 통해 실질적으로 BBK를 지배해왔다고 주장한 김경준씨. ⓒ선데이저널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이에 앞서 22일 국정감사에서 미 법원 다스 소송 관련 소장을 공개하며 이 후보가 역외펀드를 통해 BBK를 실질적으로 지배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공동대표로 있던 종합투자금융 LK-e뱅크는 2001년 2월, BBK가 운용하던 MAF 펀드의 전환사채에 1250만달러(약1백50억원)를 투자했다고 적시돼 있다.

문제는 LK-e뱅크 설립 이후 김경준 씨가 단독 대표로 추가 설립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이 MAF 펀드가 이용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박 의원의 주장처럼 이 후보가 MAF 펀드 자금운용에 관여했거나 사정을 알고있었다면 이 후보가 BBK 주식을 단 한주도 보유하지 않았다 해도 주가조작 연루에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는 셈이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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