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인도제철소 건설은 주민들의 저항으로 계속 답보상태며, 게다가 국정감사에서는 스타시티 의혹이 제기되면서 계열사인 포스코개발이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승승장구하던 '이구택 신화'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기대 밑돈 3.4분기 실적에 포스코 주가 폭락
17일 증시에서는 포스코 주가가 7.47%나 급락했다. 최종종가는 61만9천원. 잘못하다간 60만원선까지 깨질 상황이다. 지난달말 76만7천원까지 오르며 80만원 돌파까지 호언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주가 급락 원인은 3.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 포스코는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3.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월의 8천8백20억원에서 8천7백1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강변했으나 시장 반응은 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는 포스코 3.4분기 순이익이 당초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미국 뉴욕주식시장에 상장된 포스코의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이 16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5.61달러(8.6%)나 떨어진 165.3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2년 9월23일 이후 5년여만의 최대 하락률이었다. 충격은 곧바로 17일 국내증시로 반영돼 외국인들의 집중매도로 7.47%나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거품론'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특수에 의존하고 있는 포스코 주가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하향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제철소 난항에 이구택 회장 '인도행'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15명의 사내외 이사진들은 오는 19일 뉴델리 시내 모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유는 인도 오리사주 부바네스와르에서 추진중인 제철소 건설이 당초 4월 예정이던 착공은커녕 부지매입조차 못한 상태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포스코 인도제철소는 총 투자액이 1백20억달러로 인도 역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 이에 만모한 싱 총리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2만여 현지주민과 환경단체, 정치권 반대로 정부도 적극적 개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공급받을 수 광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사업. 하지만 포스코측 호언과는 달리 현지주민과의 협상에 계속 실패함으로써 최근 올 들어 세번째 포스코 직원들 납치사태가 발발하는 등 한치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특히 지난 5월 발생한 주민 폭행 사태가 포스코측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포스코에 대한 악감정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구택 회장은 이에 19일 이사회에 앞서 싱 총리를 만나 포스코의 인도 프로젝트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나 아프리카를 방문중인 싱 총리가 18일 오후에나 귀국하는 까닭에 실제 면담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이구택 회장은 지난 5월 포스코직원 납치사태 발발때 "앞으로 두세달이 중요하다"며 사태 해결을 자신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5개월이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을 뿐이다.
인도제철소 난항은 포스코의 갈등해결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시티' '도곡동땅' 국감, 기술유출 등 악재 속출
이밖에 한나라당이 국정감사에서 포스코개발이 시공한 자양동 '스타시티'의 특혜분양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단단히 벼르는가 하면 반대로 대통합민주신당은 포스코의 도곡동 땅 매입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핵심기술이 중국경쟁업체에 유출돼 2조원대 이상 피해를 본 사건이 발생하는 등 요즘 포스코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악재로 크게 휘청대는 분위기다.
포스코 민영화이후 특수강 업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익 극대화 전략을 추구해 높은 이윤을 실현함으로써 외국인들의 호평을 받고 그결과 주가가 급등하면서 세칭 '이구택 신화'를 만들었던 이구택 회장이 회장 취임이래 최대 도전에 직면한 양상이어서 향후 이 회장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