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내 말이 김정은 생각과 같다? 반응할 가치도 없어"
"남북관계 고민해왔던 사람들, '잘했다'고 얘기해"
임 전 실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래 고민했던 얘길 용기내 꺼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비단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남북관계 문제를 고민해온 사람들 사이에선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사인이기도 하다"며 "지금 우리가 불러야 할 노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우리의 소원은 평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보수언론 쪽에서는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내 말이 ‘김정은 생각과 같다’는 식의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에는 반응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제대로 된 통일 정책이 있길 하냐, 평화 정책이 있길 하냐"고 비판한 뒤, "오히려 남북문제를 고민해왔던 사람들 사이에선 ‘잘했다’는 얘기들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굳이 이 시점에 이런 말을 꺼낸 걸 두고 비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통일하지 말자는 말 자체가 다소 충격적으로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내 기조연설 제목이 ‘평화를 위한 제언’"이라며 "연설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통일하지 말자는 말 그 자체가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한다’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통일을 전제로 남북 관계를 얘기하다 보면, 남북 양쪽에서 모두 반감을 갖는 이들이 나온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평화로워야 한다는 데는 범국민적 합의가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래도 통일 자체를 포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 않나'라고 질문에 대해선 “기조연설에도 있지만, 앞으로 살아갈 건 젊은층, 미래세대다. 내가 최근에 대학생·대학원생 등과 토론할 기회가 많았는데,이 사람들은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통일이라는) 당위를 따르지 않는다"며 "평화로운 남북 관계가 정착돼 교류·협력의 장이 만들어지는 걸 보게 되면, 젊은 세대들도 자연스럽게 통일 필요성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게 되지 않겠냐. 그때 미래세대들이 스스로 통일 논의를 할 수 있도록, 30년 간 봉인해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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