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9일 물의를 빚고 있는 '마사지걸 발언'에 대해 “그건 45년 전 남의 이야기, 우리 선배의 이야기다”라고 해명했다. 최초의 직접적 해명인 셈.

이 후보는 이날 마사지걸 보도를 최초로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뭐, 그건 45년 전 남의 이야기, 우리 선배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며 "그건 내가 아니라 45년 전, 선배의 이야기다.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그런데 그 이야기를 왜 직접 안들은 사람들이 기사를 써요"라고 <오마이뉴스>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후보 해명을 접한 대통합민주신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성비하, 성매매조장 발언이었던 ‘마사지걸’ 발언이 갑자기 ‘발마사지’로 둔갑하더니, 어제는 뜬금없이 ‘골고루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괴한 해명을 했다”며 “급기야 오늘은 이 후보가 ‘45년 전 선배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었다고 하니 이 후보의 탁월한 기억력이 놀라울 뿐”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이면 1960년대 초반”이라며 “마사지걸이 그때부터 있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65년 대학을 졸업한 이 후보의 약력을 언급하면서 “20대 학창시절부터 그 선배가 전한 ‘마사지걸 고르는 방법’을 ‘인생의 지혜’로 삼고 살아왔다는 것인가. 45년 동안을 잊지 않고, 후배들에게 전수시켜 줄 만큼 감동적이었단 말인가”라고 몰아 붙였다. 그는 “한 번 시작한 거짓이 더 큰 거짓을 낳고 있으니 거짓 해명 쇼의 끝이 어디일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마사지걸' 비난대열에 합류했다.

고재순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여성에 대한 '기회'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까'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후보측 해명에 대해 "발언의 내용이 문제"라며 "그것에 담긴 여성의 상품화, 대상화의 문제를 장소의 문제로 바꿔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고 비서관은 "이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지난 1월에는 '애를 낳아본 여자만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여성 정치인을 공격했고 지난 8월 경선 연설회 당시엔 '관기'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과거 문제발언을 열거했다.

그는 또 "문제는 이런 태도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발언들에 본질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 후보가 정녕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진심'과 '성의' 없는 임기응변의 변명만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비서관은 "여성 문제에 대한 인식은 대통령 후보의 아주 중요한 자질이라고 본다"며 "여성에 대한 뒤틀린 인식, 성에 대한 천박한 개념, 여성의 기회와 균등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가진 사람이 나라를 이끌 때 한 나라의 여성정책은 암담해지고 여성들이 암담해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