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는 경선 포기를 선언한 유시민 의원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16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유 의원은 “어제 경선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그 뜻에 맞춰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유시민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이미 승기 잡아”

유 의원은 이어 정동영·손학규 후보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친노’ 후보 단일화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던 정치는 예전에 끝났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주장은 경쟁후보를 비하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판단한 것이지 곧 퇴임할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결정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께 발표된 강원·충북지역 선거 및 향후 경선에 대한 판세에 대해 “어제 경선결과 저와 이 후보의 합친 표가 6천2백표로 5천2백표의 정동영 후보, 4천여표의 손학규 후보를 이겼다”며 “현재 경선의 큰 흐름으로 봐서는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이미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해찬 후보는 “이번 3자 단일화는 개인의 영달 차원이 아니라 각 후보가 대의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정치를 해온 역사 속에서 이뤄진 하나의 결집”이라며 “당과 국민, 대통령에 대해 신의를 지키고 대의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분들의 결단이어서 소중한 의미가 부여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강 구도를 유지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손학규 후보 진영은 ‘친노’ 후보들의 단일화가 끝남으로써 향후 경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후보측 “단일화 경선 흥행에 도움, 장기 효과 없을 것”

정동영 후보측의 노웅래 대변인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일화에 대해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고 황당할 수 있지만 우리 경선 자체가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3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면 국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경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친노 후보라는 것을 하나로 규정(단일화)했기 때문에 그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승효과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나 평가라는 것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상당히 안고 있기 때문에 여론이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이해찬 후보에게는 단기적으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동영 후보에게 손해날 것이 없다”며 “(유시민·한명숙 지지표는) 정통민주개혁진영의 표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정 후보에게 흡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후보측 “재미있는 게임 됐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

손학규 후보측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해찬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단일화된 효과도 미미하다는 것이 어제 선거 결과에서 드러났다”며 “강원도는 유 후보의 약세지역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도 친노 후보의 단일화가 경선 흥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재미있는 게임이 됐다”면서 “일정정도 친노표의 응집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지만 대세를 한꺼번에 휘어잡을 정도의 응집력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유 후보의 지지층이 뚜렷한데다 이들이 이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며 향후 경선에 큰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