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제3지대 신당' 주도권 의지 드러내

"금태섭 주장 상투적" "여성할당제 안돼" "정의당과 선 그어"

2023-11-13 10: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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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정의당 출신 등과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되 자신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향후 신당 추진 과정에 넘어야 할 고개들이 즐비함을 시사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3자 회동을 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에 대해 "금태섭 의원은 우선 논리적이기는 하고 충분히 그런 합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저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은 사람들이,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멍청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잘못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상한 소리 와서 하고 있는 사람 중에 보면 행시 출신도 있고 사시 출신도 있고 다 공부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한 분들인데 가서 이상한 소리해대는 사람이 많다"며 "저는 그거는 면밀히 판단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일정 거리를 뒀다.

그는 금 대표가 '국민의힘 대안으로서의 신당이라면 같이 하기 어려운데 그걸 넘어서 진영정치를 깨는 제대로 된 제3당을 해 보고 싶으면 이준석과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맞는 말 같으면서도 굉장히 거창하고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3당 하겠다는 사람들이 했던 똑같은 말 아니냐? 나는 어디 흡수될 당을 하는 게 아니라 꼭 길게 갈 수 있는 새로운 당을"이라며 "그 목표보다 중요한 건 디테일이다. 저도 국민의당 투나 아니면 열린민주당 같은 걸 하기는 싫다. 그런데 그걸 넘어설 수 있는 뭔가를 할 수 있느냐는 역량이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예를 들어서 저는 젠더정책도 이렇게 여러 가지에 있어서 제가 가진 입장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반대가 합리적인 것이라면 저는 얘기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저는 '할당제'나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한데, 할당제에 대해서는 저랑 다른 의견에서 토론할 수 있지만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여자라서 죽었다' 뭐 이런 것, 구호에 가까운 것들을 막 들이미는 순간 저는 '이건 어떻게 해야 되지?' 이런 생각이 든다"며 자신의 안티 페미니즘 고수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여성 할당제'는 금태섭 대표가 지지하는 정책이다.

그는 제3신당 합류 의지를 밝힌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나 박원석 전 의원에 대해서도 "제가 선을 긋는다"며 "제가 항상 정의당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시기는 노회찬 의원의 정의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노회찬 의원의 정의당은 없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노동이나 인권의 어젠다를 다루는 정의당은 꽤 재미있고 멋있었다. 노회찬 의원이 국회 바닥에 신문지 깔고 누우셨을 때 저건 보수 진보 어젠다가 한번 다뤄볼 만한 주제다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요즘 보면 정의당은 무슨 이벤트 쫓아다니는 사람들처럼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저는 그런 상황의 정의당과는 연대 안 하겠지만, 과거 노회찬 의원이 의미 있는 어젠다를 던지던 모습의 정의당과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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