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기적 끝났다. 근원은 정부 신뢰 상실"

"부동산위기, '그림자 금융'으로 번져 거대 금융위기 발생할 것"

2023-08-20 1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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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회장은 지난 8일 국제적 권위지 <포린 어페어>에 <중국경제의 기적은 끝났다>는 자극적 제목의 글을 실었다. 그는 영국중앙은행 등에서 재직했던 국제적 경제전문가다.

포센은 중국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거품이 터지고 소비가 급랭하며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중국경제가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근원으로 "중국 국민이 공산당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는 점을 지목했다.

문제의 근원은 지난해 시진핑 정권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었다. 시진핑 정권은 엄격한 도시 봉쇄 정책을 단행했으나, 그로 인해 국민은 수개월에 걸쳐 외출이 금지되었고 식량마저 떨어진 사람들이 속출했다. 음식점 등 영세사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사람들이 백지를 들고 항의하는 '백지혁명'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시진핑 정권은 일거에 제로 코로나 종료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다수 서방 경제전문가들은 중국경제가 'V자형'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후 전개된 상황은 정반대였다. 도리어 소비는 줄고 부동산파열은 가속화됐다.

포센은 좌에서 우로 극단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정책으로 인해 "많은 중국인은 공산당과 정부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그 결과 사람들은 "나를 지킬 사람은 나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자동차와 내구성소비재, 부동산 등 자산 매입을 피하고 오로지 저축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잉 저축과 과소 투자야말로 중국경제 정체의 진짜 원인"이라고 지적한 뒤, "중국인은 점점 해외자산으로 도망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국민의 신뢰 추락은 정부의 거시 경제정책을 무력화하고, 그로 인해 경제는 한층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재정정책을 남발한다면 정부 부채문제만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중견 저널리스트 하세가와 유키히로(長谷川幸洋)도 19일 <석간 후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포센 회장의 분석에 전폭적 공감을 나타내며 중국 부유층의 해외로의 자산 도피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경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거품 파열과 관련, "부동산 위기가 '그림자 금융' 문제로 번지면서 거대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등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려는 중국인들이 급증할 것"이라며, 일본정부에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한 조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의 강남 자본시장에서는 중국내 재산을 빼돌리려는 중국 부유층의 환치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중국 부유층 동요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수십 년 동안 공장, 고층 빌딩, 도로에 투자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놀라운 성장을 이룬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이 깨졌다”고 보도하는 등, 위기의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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