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돈 풀어 해결하라? 나라 망가지는 지름길"

"노동·연금·교육을 포함해 구조개혁이 필요"

2023-05-25 17: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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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우리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뒤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저출산 고령화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낮은 성장률 때문에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이 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5∼10년 내 노후 빈곤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해결하려면 노동·연금·교육을 포함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문제는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타협이 어려워서 진척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교육 개혁도 고3 때 평생의 전공을 정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대학 가서 여러 개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학과 정원 등을 공급자가 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금 개혁도 중요하다. 여러 정부에서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민감하니 모수는 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출산·노인 문제를 생각하면 이민, 해외노동자 활용, 임금체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데 진척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수출도 반도체 수출이 안 된다고 하는데 서비스 수출도 있다"며 "우리 의료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나. 10년 전부터 의료산업 국제화를 통해 서비스업이 발전해왔는데, 우리가 한 걸음도 못 가는 사이에 태국과 싱가포르가 지역 의료허브가 됐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런 것을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니 결국 재정, ‘돈 풀어서 해결하라’, ‘금리 낮춰서 해결하라’ 하면서 통화정책까지 부담이 온다"며 "절대 그래선 안 된다. 재정ㆍ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잘 되느냐는 구조개혁, 이해당사자들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타협해 나갈지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거기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재정ㆍ통화정책 보고 해결하라고 하면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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