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전형적 포퓰리즘법"

방송법, 노란봉투법, 간호사법 등 '거부권' 예상 법안 줄줄이 대기

2023-04-04 1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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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예상대로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곡법 개정안이 지난달 23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2일 만으로, 정국경색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양곡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 법안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정부의 농정 목표에도 반한다"며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번 양곡 관리법 개정안은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국민의 막대한 혈세를 들여서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며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더라도 이렇게 쌀 생산이 과잉이 되면 오히려 궁극적으로 쌀의 시장 가격을 떨어뜨리고 농가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법안 처리 이후 40개의 농업인 단체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재논의를 요구했고, 관계부처와 여당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검토해서 제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야권에 대해 "그간 정부는 이번 법안의 부작용에 대해 국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지만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의 '1호 거부권'이자, 2016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상시 청문회 개최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래 7년 만이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쌀 과잉 생산을 부추길 수 있어 결과적으로 농업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수차례 거부권 행사를 예고해왔다.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따라 양곡법 개정안은 국회로 다시 넘어가 재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법안 재의결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건으로 하며 재의결시 해당 법안은 법률로 확정되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재적 의원(299명) 중 국민의힘 의원(115명)이 3분의 1을 넘기 때문에 재의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이에 따라 개정안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여야 대립은 더 심화되면서 내년 4월 총선까지 극한 정국경색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이려 하고 국민의힘이 거부권 건의 방침을 밝힌 법안들이 방송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간호사법, 법원조직법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농민, 노동계 등의 '표'를 겨냥한 거야 민주당의 대대적 공세가 과연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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