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24일 장윤 스님과 측근, 불교계 인사들의 말을 빌어, 장윤 스님이 6월29일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뒤 3~4일쯤 지나 변 정책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과테말라에서 국제전화를 걸어 “가만히 있어주면 잘 수습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변 정책실장은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지원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변 정책실장은 또 노 대통령이 귀국한 다음날인 7월8일 조선호텔에서 장윤 스님을 만나 “더 이상 (신씨의 가짜 학위를) 문제삼지 말라. 조용히 있으면 적당한 때 동국대 이사직에 복직되도록 하겠다”고 회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장윤 스님은 올해 2월 동국대 이사회에서 신씨의 가짜 학력 문제를 제기했다가 5월29일 이사에서 해임된 상태였다.
청와대 "변양균, 장윤스님 만났으나 신정아 얘기는 안해"
보도가 나가자 청와대는 즉각 사실무근 오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조선일보> 보도 중 변 실장이 과테말라에서 장윤스님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장윤스님을 만나 신정아씨 문제 개입 회유한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변 실장이 장윤스님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신정아씨 문제가 아닌 동국대 내부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며 "변 실장은 청와대 불자모임인 '청불회' 회장으로서 그동안 불교계 인사들을 만나 여론도 듣고, 정책 의견과 민원을 수렴해왔다. 변 실장은 내분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동국대에 애정을 갖고 갈등 당사자 어느 쪽을 만나건 서로 화합하길 권유하고 설득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스님도 동국대를 포함 불교계 수십 명의 스님을 만나는 과정 중 지난 5월 처음 만났고 지난 7월 두번째 만났다"며 "두번째 만남에서 정윤스님이 여러 갈등 사항을 거론하자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은 했으나 장윤스님도 신정아씨 문제를 거론하지도 않았고, 본인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는 변 실장의 말을 전했다.
천 대변인은 그러면서 "<조선일보>의 사실과 다른 확대 보도에 대한 대처는 좀 더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아 허위학력' 파문의 불똥이 청와대로 튈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연합뉴스
정치권 "검찰, 의혹 수사하라"
정치권은 즉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변양균 정책실장이 신씨 가짜학위 의혹을 최초로 문제제기한 동국대 장윤 스님에게 두 차례에 걸쳐 ‘문제 삼지 말라’는 압력성 회유를 했다고 한다”며 “청와대는 변 실장이 무엇 때문에 압력성 회유 전화를 했는지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씨가 광주 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정되는 과정에도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검찰 여기저기 나누어 진행 중인 신씨관련 수사는 즉각 권력형 비리 수사로 전환해 청와대의 회유 전화 사건과 광주 비엔날레 감독 선정 의혹에 대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