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전채 증액 부결. 전기요금 30% 인상?

산자위-법사위 합의통과후 본회의 부결. '제2의 레고랜드 사태' 우려

2022-12-08 17: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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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제 에너지값 폭등에도 전기요금 소폭 인상으로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폭증한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시켜, 전기요금 대폭 인상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현행 자본금-적립금의 2배에서 5배까지 올려주는 내용의 한전법 일부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03인에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진 데 따른 것.

이 법안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와 법제사법위를 여야 합의로 통과해 본회의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였으나 다수 민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민주당 수뇌부도 전혀 예상치 못한 부결사태가 발발한 것. 민주당 수뇌부는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투표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환경단체 출신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한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뛰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라면서 "회사채 돌려막기로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한 환경단체가 국회의원들에 보낸 항의서한에서 "한전의 재무 위기는 한전이 정부의 '구제'를 맹신한 채 화력발전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발생했다"며 "국회가 이대로 한전채 한도를 증액하면 화력발전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승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한 것과 같은 논리를 폈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동의한 것.

이처럼 한전채 발행 증액이 좌절되면서 올해 적자만 31조2천8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누적적자가 146조원에 달하는 한전은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한전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선 국가재정을 투입하거나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전기료 인상 없는 탈원전이라는 무책임한 에너지 정책을 내건 문재인 정권이 5년 내내 전기요금을 사실상 동결하면서 한전은 146조원 빚더미에 올라 있다. 한전은 올해에만 31조2800억 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문재인 정권은 5년간 탈원전 정책과 원유, 가스, 석탄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으로 한전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인상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윤석열 정부에 떠넘겼다"며 "치솟는 물가와 서민 생활고 때문에 전기료를 큰 폭으로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해당 상임위인 산자위에서도 합의 통과시켰고, 법사위에서도 이견없이 의결되어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을 부결시킨 데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여당이었던 거대 야당 민주당의 무책임한 모습에 개탄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국회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여야 합의로 추진 중인 법안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민주당 행태를 규탄한다"며 "국민의힘은 조속한 시일 내 한전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 야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한전채 추가 발행이 무산되면서 정부가 한전에 재정 수십조원을 쏟아붓거나 전기요금을 30%이상 인상하지 않는 한, 공기업인 한전은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의 신인도를 크게 흔드는 '제2의 레고랜드 사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해, 이재명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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