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격노했다.

검찰은 15일 도곡동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이명박측 및 한나라당 지도부의 '정치검찰' 비난과 관련, "관련자들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밖에서 검찰 수사를 계속 비난한다면 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지금까지 자금 조사 내용이나 관련자 진술을 밝힐 용의가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검찰의 이같은 강력한 경고는 수사결과 발표후 이명박측과 김만제 전포철회장이 검찰을 "정치검찰"로 규정해 맹비난하고, 한나라당 공식기구가 정상명 검찰총장 등 수뇌부를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검찰을 압박하는 데 대한 공식대응의 성격이 짙어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저녁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공동 명의로 A4용지 5쪽 분량의 발표문을 내고 지금까지 검찰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등 측면에서 재산관리인인 이씨 등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지난 발표 내용이외에 더 이상의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으나 계속 장외 비난이 이어지면 이같은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실체 규명의 핵심 인사인 (이상은씨의 자금 관리인인) 두 이씨 등이 즉시 검찰에 출석해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며 이들이 협조하면 검찰도 신속히 이들을 조사해 도곡동 땅의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자금 소유자의 승낙 없이도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 수사해 이 건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들의 즉각 검출 출두를 압박했다.

검찰은 "정치권은 수사결과 발표 시점이 매우 부적절했고 그 내용도 특정 후보에 대한 의혹을 부풀리기 위한 것으로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며 검찰이 공작정치의 총대를 메었다고 비난하고 검찰총장 및 수사검사들에 대한 탄핵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운위했다"며 "이는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검찰의 노력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표문을 읽은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검찰 수사발표와 관련해 검찰총장을 탄핵하겠다는데 그 법률적 근거가 뭔지 밝혀주기 바라고, 이런 것들이 바로 검찰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렇게 강력하게 맞대응에 나섬에 따라 오는 16일 정상명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의 대응이 주목된다.

공작정치저지위는 지난 14일 검찰 발표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뒤, "정상명 검찰총장과 김홍일 서울중앙지검차장, 최재경 부장을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검찰청에 16일 오전 11시 대검찰청에 고발조치하고 17일 오전 11시 법원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예고한대로 검찰 수뇌부를 고발할 경우 도곡동 땅 의혹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상세히 공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