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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기 사건, 20년만에 의혹 풀리나

진실화해위, 유족들 진실규명 요청으로 조사 개시

북한의 지령에 의한 계획적 테러와 안기부의 정치공작 등 각종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KAL858기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개시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KAL기 사건에 대한 의혹에 대해 당시 안기부의 사전개입 여부와 KAL858기의 사라진 원인, 1987년 대통령 선거 활용여부 및 신청인들의 인권침해와 김현희의 북한 공작원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KAL858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안기부 사전인지 및 개입여부 ▲KAL858기가 사라진 원인 ▲무지개 공작의 실체 ▲실종자 가족들의 반북선전 활용 및 공안기관의 감시.미행 여부 ▲김현희의 북한 공작원 여부 등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KAL858기 사건은 당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태국 방콕을 거쳐 서울로 향하던 도중 기내 폭발로 추락했었다. 당시 조종사, 승무원, 승객을 포함한 1백15명 전원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정부 당국은 북한 공작원 김승일, 김현희가 ‘88서울올림픽 참가신청 방해’를 목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 지령을 받고 저지른 테러행위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8월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을 통한 발전 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위한 일명 ‘무지개 공작’ 차원에서 이 사건이 적극 활용된 것으로 드러나 정권 차원의 조작 의혹이 확산됐었다.

당시 국정원 진실위는 “기획조작설은 근거가 없지만 정권 차원에서 두 사건을 정략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었다.

지난 4월에는 국정원 진실위의 발표를 입증하는 문서가 인터넷매체 <통일뉴스>의 정보공개청구로 공개된 바 있다. A4용지 5족 분량의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 공작(무지개 공작)’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국민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해 대선사업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한다”고 되어 있었다.

KAL858기가 미얀하 해상에서 추락한 지 사흘 후에 작성된 이 문건에는 이밖에도 대선일인 12월 16일 이전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는 홍보 계획가 일부 후보들이 집권욕에 어두워 안보 현실을 망각한 채 전개하고 있는 위험한 통일론을 부각시킨다는 특정 후보 폄하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실종자 가족 72명은 지난 2006년 11월 15일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자신들을 정신적.물리적으로 억압하는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지난 1974년 8.15 광복절 기념 행사장에서 육영수 여사를 사망케한 ‘8.15 저격사건’과 유신시대 대표적인 인권침해사건인 ‘오종상 긴급조치 위반사건’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를, ‘납북어부 서창덕 간첩조작의혹사건’에 대해서는 조사개시 결정을 내렸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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