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격 중단했다.

미국내 코로나19 창궐로 확진자가 60만명, 사망자가 2만6천명을 돌파하면서 국내에서 비판여론이 비등해 재선이 힘들어지자 WHO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나선 모양새이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WHO 역할이 더없이 커진 상황에서 자금 지원을 중단해 '트럼프의 횡포'가 전세계인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WHO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코로나19 문제를 심각하게 잘못 대응하고 그 확산을 은폐하는데 있어 WHO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미 당국자들이 평가하는 검토 작업을 실시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특히 "WHO는 중국발 입국금지 반대라는 위험하고도 대가가 큰 결정을 내렸으며, (미국의) 여행 제한에 대한 WHO의 공격은 생명을 구하는 문제보다 '정치적 올바름'을 더 우위에 둔 처사였다"며 "진실은 WHO가 적기에 그리고 투명한 방식으로 정보를 적절하게 확보하고 조사하고 공유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친중국적 WHO가 미국내 코로나 창궐의 주범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WHO가 현장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의료 전문가들의 중국내 파견을 위해 제대로 일을 했다면, 그리고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하는데 있어 제대로 일을 했다면, 사망자를 매우 적은 규모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수천명의 목숨을 구했을 수 있었을 것이며 전세계적인 경제적 피해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은 매년 4억∼5억 달러의 자금을 WHO에 댔는데, 중국은 대략 4천만 달러를 기여한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미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안이한 초동대응으로 미국내 코로나 창궐을 자초했다는 점에서 그의 WHO 및 중국 때리기는 궁색한 꼼수라는 비판이 세계언론은 물론 미국언론들에서도 신랄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지원 중단은 코로나19 대응에 열악한 개도국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지구촌의 비난여론은 더욱 비등하고 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현재 미국내 총 확진자는 61만3천886명으로 하루새 2만6천여명이 늘었고, 총 사망자는 2만6천4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망자는 하루새 2천407명이 늘어 코로나 사태후 일일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