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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폭행 은폐 후폭풍에 경찰 '줄사퇴'

홍영기 서울경찰청장-강대원 과장 사표, 경찰청장 무사할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은폐 의혹이 확산되면서, 경찰 서열 2위인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이 사퇴하고 수사 일선 책임자인 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전 수사과장도 사퇴하는 등 줄사퇴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홍영기 서울경찰청장 사퇴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은 25일 오후 2시30분께 가진 퇴임식에서 “수사 상황은 다 공개할 수 없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시간도 필요한 것이지만 판단 착오와 의혹을 신속하게 해결 못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지휘자로써 책임지는 게 도리라 판단했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홍 청장은 “ 앞으로 경찰은 유사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첩보 및 수사 시스템에 대한 과학화와 전문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 나가길 바란다”며 경찰 내부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홍 청장은 퇴임사 도중 경찰 가족들과 자신의 아내, 아들과 딸에 대한 미안함을 표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퇴임식에 앞서 홍 청장은 사의 표명 경위를 묻는 기자들에게 “경찰이 흔들려서는 안되며 사건을 책임지는 서울 경찰의 지휘부로써 책임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조직 보호 차원에서 사퇴를 결행했음을 내비쳤다.

홍 청장은 지난 1981년 간부후보 29기로 경찰에 입문, 서울중부경찰서장,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경무기획국장 등을 거친 호남 출신 선두 주자로 차기 경찰총수로 유력시돼 왔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이 25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대원 전 수사과장 "한화 로비 언론보도 통해 와전, 외압.로비 없어"

한편, 보복폭행 수사과정에서 폭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던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씨와 만난 것이 드러나 직위해제당했던 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정도 사표를 제출했다.

강 전과장도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압이 있었느니, 늑장수사니, 광역수사대와 남대문서간에 알력이 있었다느니 여러 설이 난무한 가운데 내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며 ‘나 하나로 인해 경찰 전체가 매도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아 사퇴한다“고 사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전날 YTN이 자신의 인터뷰에 근거해 보도한 '한화 매수 로비설'에 대해선 “잘 봐달라는 의례적인 말이 와전된 것”이라며 YTN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을 축소할 수 있는 어떤 외압도 없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경찰조직 상부에서 압력성 전화나, 수사를 어떻게 하라는 식의 전화는 절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씨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수사기법상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오모씨를 만났지만 금품수수나 수사기밀 노출을 절대 없었다”며 관련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경찰청은 그러나 이날 강 전 수사과장의 돈암동 아파트와 남대문서 수사과장실을 압수수색했으며 금품 로비 가능성을 놓고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한편 홍영기 서울경찰청장과 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이 사퇴함에 따라 이들 중간 위치에 있는 장희곤 남대문 경찰서장도 금명간 사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줄사퇴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등은 검찰에 대해 철저한 은폐 의혹 수사를 촉구하며, 이택순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어 이들의 사퇴로 이번 파문이 수습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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