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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사 21명 '이과수폭포' 외유 파문

민주당 "곳간 지키랬더니 곳간 털어", 레임덕 현상

공기업과 공공기관 경영을 감시하는 감사 21명이 기관부담으로 고액의 여행 경비를 들여 남미 휴양지로 무더기 출장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정권 말기의 레임덕 현상의 하나다.

남미 관광지로 호화판 '감사 혁신 여행'

15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공기업.공공기관 경영을 감시하는 감사 21명이 14일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공공기관 감사 혁신 포럼'을 명분으로 남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칠레의 산티아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이과수 폭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3개국 순방(?)에 나섰다. 10박11일로 짜여진 이번 여행의 1인당 경비 8백만원 안팎. 이는 모두 소속 공기업.공공기관이 댔다.

이번 출장 주관단체는 '공기업.공공기관 감사포럼'. 지난해 11월 기획예산처가 공기업.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겠다며 제정한 공공기관운영법이 올 4월 1일자로 시행되는 데 맞춰 만든 단체다. 기획예산처의 관리를 받는 총 2백98개 공기업.공공기관 가운데 80개 기관이 감사포럼 회원으로 가입했다.

문제의 이번 외유에는 토지공사, 예금보험공사, 가스안전공사, 주택보증공사, 조폐공사, 석유공사, 카이스트 등 내로라하는 기관 감사들이 참여했다.

특히 출장을 간 감사의 상당수는 여당 출신이어서 눈총을 사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노무현 캠프에서 활약했거나 열린우리당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으며, 환경운동 등 시민단체와 청와대 출신도 끼여 있다.

민주당 "곳간 지키랬더니 곳간 털어"

당연히 정치권에서도 비난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이 열린당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대목을 지적하며 열린당 등 노무현정권의 모럴 해저드를 질타하고 나섰다.

이기훈 민주당 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공공기관 감사업무 혁신을 위해 만든 감사포럼 첫 행사가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남미 이과수폭포 등 3국의 포럼을 빙자한 문화탐방에 나선 것"이라며 "곳간을 지키라고 세운 파수꾼이 곳간을 터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이 부대변인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무모한 배짱이 아닐 수 없다. 제 흉은 눈 감고 남의 흉에 눈을 부릅떠서 감사업무가 제대로 될 것인가"라고 개탄한 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에서 활약했거나, 열린당에서 일한 사람이 많고, 시민단체와 청와대 출신도 끼어 있다고 한다. 혁신 운운하는 노무현 정권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노정권을 질타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참여정부평가포럼을 거론하며 "‘평가포럼’을 띄워 시험도 마치기 전에 채점부터 하겠다고 오만방자하게 나서니, 휘하들도 안하무인으로 나서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는 권력이 만들어낸 당연한 귀결"이라고 꼬집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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