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두달 연속 악화, 부동산투기는 다시 꿈틀
젊은층의 취업 기대감도 급랭...경제정책 정체성 확립 시급
26일 한국은행의 '2017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7로 8월보다 2.2 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 8월 1.3p 하락에 이은 두달 연속 하락이다.
앞서 올해 2∼7월에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와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6개월 연속 17.9p나 폭등했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CSI(87)는 6p 하락했고, 향후경기전망CSI(96)는 8p나 급락하며 100선이 깨졌다. 향후경기전망CSI가 100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 4월(89) 이후 5개월 만이다. CSI가 100을 밑돌면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많다는 뜻이다.
다수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나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셈이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7로 2p 떨어졌고, 특히 취업기회전망CSI는 101로 한 달 전보다 8p나 급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지난 6월 12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가 7월 110, 8월 109에 이어 석달째 급랭하면서 100선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히 소멸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에 1년 후 집값을 물어보는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으로 한 달 사이 4p 오르면서 100선을 회복,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약발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몇주새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고 분양 경쟁률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하는 등 돌아가는 상황은 간단치 않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등 여당이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 등 강도높은 부동산투기 억제 후속대책을 추진하려는 데 대해 부동산경기 급랭을 우려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이 "보유세 증세는 없다"고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시장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는 절대로 부동산경기를 죽이지 못한다"고 판단한 부동산투기 세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의 일관성 및 정체성 확립을 서두르지 않으면, 연말께 경제운영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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