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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신현덕은 모두 짝퉁 언론인"

강병태 논설위원 질타 "CBS 얽힌 건 한층 개탄할 일"

강동순 방송위원 녹취록 파문과 관련, 강 위원과 이를 비밀녹음해 공개한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 그리고 여기에 연관된 CBS 모두를 "짝퉁 언론"으로 질타하며 언론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이 발표돼 주목된다.

강병태 위원, "강동순-신혁덕은 모두 짝퉁언론인. CBS도 한심"

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10일 '세상 어지럽히는 짝퉁 언론인'이란 기명칼럼을 통해 우선 강동순 방송위원에 대해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망언 논란으로 언론 안팎이 어지럽다. 언론과 사회와 정치권은 대체로 KBS 방송 PD 출신인 강 위원이 언론인과 방송위원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양심과 의무를 저버린 것을 개탄한다. 반면 그를 방송위원에 추천한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은 술자리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의 부도덕성과 불법성을 먼저 문제 삼는다"며 "그러나 그런 고상한 가치와 어려운 법률관계를 살피기에 앞서, 그를 언론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강 위원을 '짝퉁 언론인'으로 규정했다.

그는 "그가 과거 방송에서 언론과 언론인의 고유한 직분에 얼마나 성실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그러나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등과의 술자리 대화에서 거침없이 쏟아낸 발언은 그의 평소 자기인식과 처신이 낭만주의 언론인의 덕목과는 거리 먼 것임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뉴욕 타임스의 리브스가 개탄한, '스스로 정치무대에 오른 듯한' 행태와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고 비판했다.

호남비하 및 한나라당 집권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강동순 방송위원. ⓒKBS


그는 이어 화살을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에게 돌려 "이런 사이비적 행태, 짝퉁 언론인의 모습은 문제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에게서도 역력하다"며 "신문기자 출신인 그는 어떤 경로를 통했는지 모르나 지난해 경인TV 공동대표가 된 직후 경영권 분쟁상대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그를 '미국 스파이'라고 국회에서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이 해괴한 폭로의 진상은 검찰수사가 밝히겠지만, 명색이 언론인 출신에 언론기관 대표라는 이가 어느 네티즌 말처럼 '사립탐정' 노릇을 일삼은 것은 듣기가 민망하다"고 신 전대표의 거듭되는 '도청 폭로' 행각을 질타했다.

그는 곧이어 "그의 괴이한 행태에 곧은 언론의 전통을 자랑하는 CBS 방송이 이리저리 얽힌 사실은 한층 개탄할 일"이라고 CBS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 너저분한 에피소드의 핵심은 경인TV 경영권 분쟁과 방송위원회의 허가 추천을 둘러싼 갈등일 것"이라며 "그게 강 위원의 정치중립 논란으로 비화한 듯 하다"고 거듭 문제점을 지적했다.

세계일보, 국민일보 출신의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 그 역시 계속되는 도청 폭로로 물의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들 보도태도도 질타

강병태 위원은 이번 사태를 다루는 언론들의 보도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언론이 언론과 세상을 어지럽히는 유사 언론인의 행태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오로지 더 중대한 공적 관심사, 공익 문제를 천착하기 위해서인지 의문"이라며 도청 내용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일부 언론을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처럼 대화 녹음의 불법성에 집착해야 옳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신 전 대표가 대화 당사자라는 사실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쉽게 결론 내린 뒤 곧장 녹취록 내용을 보도ㆍ비평하는 데 매달리는 것은 애초 불법성이나 부도덕성을 진지하게 살필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익적 필요와 동떨어진 사적 이익을 위해 대화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 공개한 것은 불법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런 법리를 외면한 선정적 보도는 음험한 사이비들이 언론과 세상을 휘젓고 언론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것을 돕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언론부터 냉정한 관객, 객관적 비판자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언론의 자성을 촉구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2 16
    간단

    앞으론 사우나에서 회동하시오
    설마 녹음기를 뱃속에 넣고 오진 않겠지?

  • 38 14
    하늘소

    옳습니다.
    어느 놈 편들기도 역겨워 보고만 있었지요. 강병태 위원님, 모처럼 바른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뻔뻔스러운 세태를 바꾸는 힘은 자기혁신의 노력 밖에는 없겠지요. "나로부터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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