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부상' 곽 중사 모친 "우리 아들이 개만도 못하다는 거냐"
<현장> 정의당 부상장병 가족 간담회 "朴대통령, 군인 차별 말라"
정씨는 이날 오후 정의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부상장병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게 군인을 차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 지뢰도발 당시) 김정원-하재헌 하사에게 병문안을 가서 나라를 위해 다쳤는데 치료비가 웬말이냐며 위로금을 전달하고 왜 우리 아들은 외면하는가"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도 토로했다.
그는 또한 21사단이 사고당시 상황보고 문건에 '불모지 작전 중 부상'으로 명시했으나 국방부가 9월 보도자료에서 'DMZ내 지뢰수색 작업 중 부상'이라고 표현을 바꾼 것에 대해서도 "실탄 지급받은 경계병 2명의 지원을 받으며 작전을 하는데, 불모지 작전 중 지뢰를 밟은 것을 왜 국방부는 '작업'이라고 하는가. 작업을 하는데 총을 들고 작업하나"라며 "국방장관이 총을 들고 직접 들어가서 작업을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0사단 수류탄 폭발사고로 부상당한 손모(20) 훈련병의 모친 이은정씨도 "며칠 뒤 23일은 아들의 생일이다. 100세 시대에 왼손 하나로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이라며 "나라일을 하다가 다친 사람들은 나라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군 의료기관의 오진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이동민 전 사관후보생의 사연도 소개됐다. 이 전 후보생은 2014년 3월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해 외줄타기 훈련을 받던 중 추락해 척추뼈가 골절됐으나 의무대의 오진으로 인해 퇴소한 뒤에야 치료를 받았다.
이동민씨는 "계속 국방부나 해병대 사령부에 전화를 할때마다 '정밀검사를 요청해볼 생각은 못했는가'라며 책임을 떠넘기기 바쁜 점이 가장 화가 났다"며 "보기에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그냥 군대문화가 그런 것 같다"고 탄식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우리 병영의 모든 제도와 관행이 장병의 생명가치를 총체적으로 저평가하는 그런 전제 위에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이 귀한 줄 알아야 제도가 내실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인데, 생명가치를 경시하는 군이 어떻게 장병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우리 병사들이나 예비역, 예비군들에게 그야말로 애국이란 것 하나 가지고 자기희생을 강요하는 때는 지나갔다"며 "그 부분에 대해 국가가, 군을 지휘하는 주요 간부들이, 또 국민 모두가 인식을 새로이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중배상 금지를 명시한 헌법 29조 2항을 지적하면서 "향후 헌법을 개정한다면 이 부분부터 먼저 손을 대는 것이 국민의 인권을 증진시키는 수단"이라며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대통령 중임제, 의원내각제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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