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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협회 "은퇴자금 12억 필요? 금융계 장난하나"

"금융계, 다수 국민들에게 좌절감 심어줘" 질타

정상적 은퇴생활을 하기 위해선 8억~12억원이 필요하다는 일부 금융계의 상업적 주장과, 이들 주장을 액면 그대로 보도하는 언론을 은퇴자들의 모임인 한국은퇴자협회가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은회자협회(회장 주명룡)은 20일 성명을 통해 "은퇴 노후자금에 대한 억, 억의 숫자가 난무하고 있다. 살고 있는 집이 전세든 자기 소유이든 집값을 빼고 순 은퇴자금으로 이젠 12억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금융계에 근무하거나 대기업의 연구원들로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고, 늙지도 않았으며 아직 은퇴를 경험해보지도 않았다"고 질타했다. 협회는 "어려운 살림에 이런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은 미리 기가 죽어 '까짓 거 되는대로 하루하루 살지 뭐' 자포자기에 빠지게 마련"이라며 "쾌세라 세라 증후군이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협회는 "공교롭게도 은퇴 자금 월 4백70만원, 8억1천만원, 11억 5천3백22만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발표하는 곳은 삼성연구소나 금융계열"라며 "사망보험을 '보장자산'이라는 말로 포장해 무섭게 안방을 파고들고 있다"고, 이같은 주장의 확산을 금융계의 상업성에서 찾았다. 협회는 "8억 1천만원은 5%이자만 따져도 연 4천50만원으로 월 3백37만5천원이고, 11억 5천만원의 5%이자는 5천7백50만원으로 월 4백8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원금엔 손도 안대고 이자만 받았을 때 얘기"라고 거듭 이같은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주명룡 회장은 “우리나라 인구의 25%가 소외계층으로 이중엔 국가가 주는 차등화 된 월 40만원미만의 생활비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마케팅도 중요하겠지만 무차별한 광고와 발표로 국민들의 미래에 불안감, 불확실성으로 기를 꺽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금융계의 상업성을 질타했다. 주 회장은 "여유롭게 쉬면서 여행이라도 다니려면 34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라고 반문한 뒤, "당장 현실이 어려운 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못할망정 미래에 몇 억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국민을 좌절시키지 말라“고 꼬집었다.

한편 삼성금융연구소 조사 발표에 따르면, 은퇴 월평균 예상생활비는 1백51만~2백만원이 34%, 1백1만~1백50만원이 22%, 1백만원이하가 18%로 전체 74%가 2백만원 미만을 예상 생활비로 희망하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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