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또 폭등, 두달새 100원 가까이
1,200원까지 오를 기세, 외국인 자금이탈 가속 우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11.5원이나 급등한 달러당 1,165.1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2년 6월 15일의 1,165.6원 이후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4월 29일 종가 기준 1,068.6원으로 낮아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까지 두 달 반 만에 100원 가까이 수직 폭등했다.
원화 약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다가, 한국 실물경제 악화에 따라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 주식·채권 매도에 따른 것이다. 특히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전분기 성장률이 0.3%에 불과했다는 소식이 원화 약세를 가속화시켰다.
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해 "쏠림 현상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정부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화 약세를 방치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원화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돼 1,200원선까지 수직상승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939.22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6.19원 급등하는 등, 엔화에 대해서도 원화 약세가 진행중이다.
이같은 원화 약세는 그동안 가공스런 엔저 공세에 신음해온 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호재로 작용하겠으나,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가 계속되는 등 금융시장에는 주가 하락 등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다가 미국이 예상대로 오는 9월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로 주식·채권의 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원화 약세는 근본적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반영한 것이어서, 우리 경제의 앞길은 계속 험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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